본문 바로가기

문화/雜同散異

* 商人日記



商人日記 - 김연대
 

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이마에 앉아서라도
전은 펴야 한다
강물이라도 잡히고 
달빛이라도 베어 팔아야 한다
일이 없으면 별이라도 세고
구구단이라도 외워야 한다

손톱 끝에 자라나는 황금의 톱날을
무료히 썰어내고 앉았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고 힘이라도 팔아야 한다
힘을 팔지 못하면 혼이라도 팔아야 한다

상인은 오직 팔아야만 하는 사람
팔아서 세상을 유익하게 해야 하는 사람
그러지 못하면 가게 문에다
묘지라고 써 붙여야 한다.

* 우연하게 접한 김연대 시인의 詩는 읽을 거리와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 행동해야 할 당위성을 자각하게 하고 게으른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시는 써 보고 싶었지만, 詩란 것을 써본 일이 없다.
결코 쓸 수 있는 재기(才氣)가 없는 것을 자신이 잘 알기에.,
다만, 남이 쓴 詩를 알아먹기 위해서 총각 때, 心象이란 월간 雜誌를 보긴 했었다.

한참 지난 후에는
'살아가는 일'이 어떤 무게 있는 詩보다
더 詩的이며, 어떤 '그럴듯한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란 것을 알곤 '온몸으로 詩와 소설을 쓰겠노라!' 생각을 했다.
아래와 같은 낙서는 가끔 했었지만, 흔적은 몇 개 없다.

                                                                                              2006. 06. 30

낙서 → 뒤넘스럽게 떠들다





출처: 김연대 시인 홈페이지 

'문화 > 雜同散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연  (0) 2008.11.09
* 염병  (0) 2008.10.04
* 면허취소  (0) 2008.08.30
* 재앙이 닥쳤네!  (1) 2008.08.14
* '벌레'가 보고 싶다!  (0) 200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