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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iPhone 4 지난 금요일 딸이 왔다가 오늘 저녁에 갔다. 1학기 내내 집에 한 번도 안 온 딸이 온 것은 편도선에 하얀 백태가 끼는 것의 수술 예약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예약하려니 직접 와야 한다는 거였다. 겨울 방학 때, 일정을 못 맞춰 미루는 바람에 상당한 불편을 감수했던 터였다. 모든 사물에 긍정과 부정의 모습이 같이 하듯 딸이 오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먼저 좋은 점은 먹는 게 달라진다는 거다. 아들과 둘이 있으면, 아들은 거의 아침을 안 먹고 나가고 집에 인스턴트 식품이 주를 이룬다. 채마밭(채소밭)에서 싱싱한 상추와 파를 얻는 것 외에 신선한 것이 거의 없었다. 딸이 콩나물 무침과 된장찌개, 김치찌개, 고등어구이, 카레, 멸치볶음, 애호박 부침 등을 해놓고 가면서 오빠는 반찬을 해서 아빠도 드리고 .. 더보기
* 봉지 세탁소에서 문자가 왔다. '세탁물 있어요. 찾아가세요.' 세탁물을 맡긴 기억이 없는데, 뭔 소리? 세탁물 맡기면, 제때 칼 같이 찾지 차일피일 미루며 오래 두는 성격이 아닌 데 말이다. 한 사장이 딸 기숙사에서 쓸 컴퓨터 구매하는 데 봐 달라기에 라면 끓이려고 렌지에 물 얹다 말고 테크노마트로 달려갔다. 16시 30분이었다. B 컴퓨터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세탁소에 들렀다. 아줌마가 세탁물을 얼른 찾지 못한다. 내가 맡긴 것이 없을 거라며 "어차피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니 나중에 찾아서 연락 주시지요. 맡긴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그랬다. 세탁소 아주머니 曰, "세탁물 바로바로 찾아가시는 분인 것은 아는데, 분명하게 있으니 조금 기다려 보세요." 그런다. 아줌마가 다시 컴을 두드려 확인하고.. 더보기
* 봄 눈 눈이 온다. 책을 보다 깜박 잠이 들었다. 유쾌하지 않은 꿈에서 벗어나 눈이 떠졌다. 21:30 분이었다. 기숙사에 들어간 딸에게 "눈이 하얗다!"라고 문자 보내고는 눈 쓸러 나갔다. 평소처럼 골목 어귀까지 다 쓸고 들어 왔다. 봄눈은 확실하게 다르다. 겨울 눈처럼 속살이 뽀얗지 않다. 하얀 겉모습과 달리 속은 질척하게 녹으면서 얼어 있다. 쓸기도 나쁘지만, 빗자루 끝을 통해 전해오는 느낌도 별로다. 쓸고 돌아서면, 눈 쓸은 것이 무색하게 다시 소복하게 쌓인다. 전방에서 지겹게 쓸었던 눈에 대한 추억이 정겹게 되새겨진다. 세월이 지겨웠던 일상도 예쁘게 포장을 한 탓이다. 사실, 지겹다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정말로 지겹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무릎까지 빠지는 산에서 마구 굴러도 다치지 않던 푸근한 .. 더보기
* 블질을 다시 하며 자 제목은 적어 놨으니,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겠단 말이겠다. '고추 장아지' 담가 놓고, 달리기 잠깐 하여 땀 좀 빼고 샤워하고 다시 와 주절거려 볼거나. 습관이란 정말 무섭다. 위에 글을 적어 놓은 지 38시간이 지나고 있다. 제목 적어 놓은 것을 금방 후회할 정도로 귀찮음에 빠진 것이다. 여러 번 밝혔지만, 온라인에서의 활동은 오프라인의 생활을 해치지 않거나, 오프라인의 생활에 활력을 주는 요소의 하나로만 존재해야 한다는 주의이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팽개쳐 놓는 동안 오프라인 생활이 크게 향상된 것 같지도 않다. 블질을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블질을 그만두거나 일시 삼가는 것에도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블질을 하는 하고많은 이유 중에.. 더보기
* 폴더 소개 ★ 내 티스토리에 폴더가 몇 개 있는데 그것의 뜻을 소개하고자 한다.가. 雜同散異◆ 잡동사니(雜동사니)1. 잡다한 것이 한데 뒤섞인 것. 또는 그런 물건.2. 그럴듯하게 반듯하지 못하고 자잘한 일. 또는 그런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雜同散異조선 정조 때에 안정복이 엮은 잡기. 경사자집에서 글자를 뽑아 모으고, 명물(名物) 도수(度數) 패설(稗說)도 수록하였다. 53책의 사본.◆ 안정복 [安鼎福]조선 정조 때의 학자(1712~1791). 자는 백순(百順). 호는 상헌(橡軒)·순암(順菴). 이익의 문인으로, 그의 학문을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특히 과거의 역사·지리학을 비판하고 우리 역사의 정통성과 자주성을 세웠다. 저서에 《동사강목》, 《순암집》, 《가례집해(家禮集解)》 따위가 있다.이것.. 더보기
* 대화 장면 하나, 저녁이었다. 컴을 하고 있는데 딸이 내 방으로 건너왔다. "누구세요?" 정색을 하며 내가 묻는다. "이웃집 사람이에요." 딸이 능청스레 대답한다. "이웃집 사람이 노크도 없이 남의 방에 막 들어와도 돼요?" 내가 따진다. "제가 보이세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며 대꾸한다. 장면 둘, 주방에 있던 딸이 내게 와서 그런다. "아빠, 밥통이 이상해요?" 내가 대답한다. "뭐가? 이어지는 딸의 말. "고장이 난 것 같아요." 어제는 프린터가 이상하다고 하더니 오늘은 밥통이란다. 딸이야말로 밥통인가 보다. 뭐든 손만 대면 작동을 안 하거나 이상해진다. 내가 만지면 금방 괜찮아진다. 뭐, 만진 것도 없다. 그냥 보통대로 스위치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서 모니터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며 場을 .. 더보기
* 블로그 특징 주어가 빠졌다. 누구 흉내를 내려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제목은 가급적(될 수 있으면) 짧게 달려는 의지였을 뿐이다. "내 블로그 특징."이 맞는 표현이겠다. 찬찬히 둘러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나이 50줄에서 이렇게 한심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자기 자신과 사회에 대한 애정은 고사하고 어쩌다 주절거리는 내용에서도 깊이와 넓이가 마냥 좁기만 한 것을 단박에 깨우칠 것이다. 애국을 말하는 적도 없고, 사회성을 강조하는 글도 없다. 뉴스가 될만한 시사성을 가진 것도 없고, 유행을 좇는 어떤 것도 없다. 그렇다고 볼만한 다른 이의 블로그나 티스토리에 들러 스크랩을 마구 해오는 주의도 아니다. 더구나 내 블로그나 티스토리에 들러 어쩌다 댓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께 열심히 답을 달지도 .. 더보기
* 싫어서 껴안는다! 날이 추워지면서 집에서 보일러를 틀지 않은 상태에서 웃통을 홀딱 벗고 지낸다. 기온이 급하게 곤두박질치는 것과 동시 패션으로 실행한 것이다. 더운 것과 달리 추운 것은 아주 싫다. 싫으므로 친해지고 싶은 거다. 더운 것은 이제, 도 통할 정도가 됐다. 추운 것은 쉽지가 않다. 징그럽다. 뭐, 군대생활 하면서 적근산, 삼천봉, 말티고개, 승암고개, 대성산을 넘나드는 칼바람과 그 칼날이 내장 까지 후벼 파는 그런 추위도 맛봤지만, 아직도 추운 것은 싫다! 나이에 비례해서 더 싫어진다. 싫다! 아주 싫다! 싫고 또 싫다! 그 싫은 놈을 그냥 두고 있으면 내 정신건강에 해로울 것이고, 인생을 70으로 본다면, 아무리 못 산대도 앞으로 19년은 더 살 것이고, 그럼 싫어도 19번은 더 만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