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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블질을 다시 하며


자 제목은 적어 놨으니,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겠단 말이겠다.
'고추 장아지' 담가 놓고, 달리기 잠깐 하여 땀 좀 빼고 샤워하고 다시 와 주절거려 볼거나.

습관이란 정말 무섭다.
위에 글을 적어 놓은 지 38시간이 지나고 있다. 제목 적어 놓은 것을 금방 후회할 정도로 귀찮음에 빠진 것이다. 여러 번 밝혔지만, 온라인에서의 활동은 오프라인의 생활을 해치지 않거나, 오프라인의 생활에 활력을 주는 요소의 하나로만 존재해야 한다는 주의이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팽개쳐 놓는 동안 오프라인 생활이 크게 향상된 것 같지도 않다. 



블질을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블질을 그만두거나 일시 삼가는 것에도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블질을 하는 하고많은 이유 중에 뭇사람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머
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다른 사람에게 나를 내보이고 싶은 본능'
이 무의식중에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내 경우에도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율배반적으로 블로그에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를 할 때도 잦다. 어린 왕자가 말하듯 '내가 물주고 가꾼 꽃이 의미 있다.'라는 주의라서 화중지병(畫中之餠)의 상태인 TV 속의 아무리 예쁜 연예인에게도 별로 관심이 없다. 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추녀가 그림 속의 미녀보다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작년 7월 31일 글 한 편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기존의 플래닛에 있던 글을 옮기는 것으로 시작한 티스토리에서의 블질이 지난 1월 둘째 주에 다른 이의 블로그에 방문한 횟수가 조금 늘었을 때 일일 방문객이 3,000명을 넘어섰었다. 방문객이 늘면서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반비례하여 강해졌다. 방문객이 100,000명을 넘는 때에 그 생각은 더욱 강해져서 블질을 패대기치고 말았다.

일시적이나마 패대기친 가장 큰 이유는 '글의 소재도 변변찮고, 깊이도 없는데다 주변머리인 넓이도 거의 없는 글을 올리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자기 불만이었다. 나름대로 이유를 가져다 붙인 것이 '블질할 시간에 더 많은 책을 읽고, 차트 공부에 힘을 더하자는 정도였다.

만족할 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성에 차기는 한다. 하지만 블질을 하지 않음으로써 더 행복해졌는가? 라는 스스로 자신에게 하는 질문엔 '그렇지도 않다.'라는 뜨뜻미지근한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 원래 제목은 <넣는 고통, 빼는 즐거움 ♪♪> 이었다.
제목이 바뀌었다는 것은 내용이 바뀌었다는 것인데, 오랜만에 블질을 다시 하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되어 본래 쓰려는 글이 변질하여 버렸다. 위의 제목으로 다시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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