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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 아리랑 고개의 할미꽃 아리랑 고개의 할미꽃 / 박봉우 우선 술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하루 담배 서너 갑은 피울 줄 알아야 한다 蘭 앞에서 書藝도 한 줄 쓸 줄 알아야 이야기가 된다 비워 놓은 집에 도둑이 기웃거려도 원만할 줄 알아야 한다 바둑 한 수에도 잠 못 이루는 그러한 위인이어야 한다 겨울 밤에 봉창을 열고 밤하늘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만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친구가 찾으면 우선 술잔을 차릴 줄 아는 그런 그런 사람이어야 하고 내 이야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그러한 사람이어야 한다 비를, 비를 맞으며 선창가에서 들려오는 막소주 집 유행가에는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흰 고무신보다 검은 고무신을 신고 朝鮮 조끼 옷을 입을 줄 아는 그런 이여야 한다 木花 따는 여인 앞에 이글이글 거리는 햇빛 속에 지글지글 끓는.. 더보기
* 다듬이 소리 온종일 온갖 소리와 같이하면서 정작 그리운 소리가 있다. 온종일 온갖 사람과 부대끼면서 정작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운 소리가 있고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싸움터라고도 일컫는 삶의 현장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 할 구실이 될 것이다. 구실을 찾고 싶다. 눈을 감으면 토닥토닥 토다닥 이웃집에서 리듬을 맞추던 소리가 들려오던 겨울밤의 풍경이 추억된다. 어머니가 손바닥에 침을 퉤~퉤~ 튀기시던 모습까지 기차의 힘찬 기적 소리와 함께 되새김질 되고 곧이어 힘차고 리드미컬하게 허공에서 춤추던 방망이의 실루엣은 선녀의 율동으로 남아있다. 아!! 아름다운 선녀가 보고 싶다. 아름다운 선녀의 소리가 듣고 싶다. 2006/07/2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