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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산

* 노프-터널 터널 속을 걸으며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생각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란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삶이 생각의 연속이고 그로 말미암은 행동이 수반되는 것이라면 깊은 생각이란 것이 그리 쓸모없는 것이기만 한 것은 아니겠다. 지금은, 생각이나 행동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열악한 지경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태도가 돋보이고, 빛을 발한 날이 있을 것이란 자위를 한다. 자위? 손가락 다섯 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럴 땐, 좋다. 이윽고 터널 끝이 보였다. 벗어난 시각은 19시 10분. 밖은 온통 암흑천지였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오래 신은 등산화는 터널 중간에서 밑창이 떨어져 나가 밖에 나오니 물구덩이를 밟은 탓에 바로 양말을 적시고 있었다. 작년 4월쯤, 그녀와 욕실에서 격렬한 정사를.. 더보기
◆ 노프-국수역 어제 돈산을 다녀왔다. 오늘 돈산을 가지 못했다. 대둔산 그제 밤엔 하릴없이 02;00시가 넘어 자곤 새벽 05;20분에 일어나 종일 돈산을 헤매느라 힘에 겨웠다. 늘 힘에 겨운 것을 즐기는 편이니 전혀 문제 될 것은 없었지만, 돈山을 내려오고 나서 땅 문제 해결을 위한 회합(會合)이 남 여사 집에 있었다. 22:00시에 딸 데리러 도서관에 들렀다가 집에 와선 어찌하다 보니 금세 02:00가 돼 버린 것이다. 샤워를 하며, 더운물에 손을 담그니 손톱 부분이 찌르듯이 아프다. 등산을 하는 강도가 어쨌는가를 알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백두대간을 타고, 세계 최고봉을 섭렵하는 고행을 스스로 껴안는 인간도 있다는 것을 의식하매, 내 행위는 초라하기만 하고, 게다가 돈까지 받으며 하는 정신훈련이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