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오공

* 발신번호표시제한 가끔, 한밤중에 전화가 온다. 가린 눈이 드러낸 조개의 적나라한 모습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심리학 운운할 것도 없이 여성의, 인간의 욕망을 잘 드러낸 그림이다. 아니, 인간의 속성을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연달아 두, 세 번 이어서이다. 오늘은, 한 번 오고 곧이어 오진 않았지만, 이 글을 쓰는 동안 올지도 모르겠다. 밤에 따로 할 일도 없고, 담배도 안 피우니, (요즈음 사무실에선 계속 피운다. 지난 10년 동안 태운 담배를 한 달 동안에 다 피운듯싶다.) 그래도, 집에서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은 순전하게 딸의 성화와 게으름 때문이다. 밖에 나가서 또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태우는 타협은 하기 싫거든.) 더욱 할 일이 없겠다. 01:30 분이 넘어 혼자 술판을 벌이며 컴을 .. 더보기
* 수퍼 번데기 을지로 4가 중구청을 저녁 무렵에 지나다 보면 간혹 손수레에 번데길 싣고 다니며 파는 사내와 마주친다. 다리는 그의 인생만큼이나 굴곡이 심하다. 절룩인다. 보기 안쓰럽다. 미처 살피지 못해 지나고서 발견해도 일부러 되돌아 가 번데길 조금 사곤 했다. 요즈음엔 게을러서 을지로 쪽 일을 거의 안 보니 대면할 일이 없었다. 이제 예전처럼 돈이 되는 거면 경기도는 물론이고, 강원도라도 뛰어가야 한다. 경유값이 270원 할때 km당 2,500 원3,000 원 수입이 있었다. 하루 약 150km를 뛰었다. 그냥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을 내리고 올리면서 뛰는 작업량은 말이 아니었다. 월곡동의 어심 같은 데는 한 번에 고추장만 30~50통씩 들여 놓기도 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그 집 물건만 푸는 데 한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