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 다리가 좋다.

다리가 좋다.

다리 위가 좋다.
다리 아래도 좋다.
다리 사이는 물론 좋고,
다리 위에 머무르는 것은 더욱 좋아라!

 

어제 20시쯤 군자교 위에서 차가 밀렸다.
다리 위에서 차가 밀리는 것은 언제나 내가 바라는 일 중의 하나다. 


다리 위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양편의 흐르는 물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엊저녁처럼 어스름 저녁이면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는 물결이 보기 좋기에 더욱 좋아한다.
물론 잠실대교나 영동대교 등과 같이 한강에 22개나 되는 대교를 건너는
맛에 비하면 그 질이 한참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 음악은 저작권 저촉 여부를 검색 확인하고 올렸으나
혹, 저작권에 저축되는 때엔 알려주시면 즉시 삭제 하겠습니다.)

 

두어 해 전 경상도 산청에서 밤새 술 마시고 토론 등을 하다 귀경 길에
혼자 하는 장거리 운전과 연이틀 잠을 안 잔 것과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고속도로의 최면 효과까지 가세해 수마(睡魔)가 마구 괴롭힐 때,
전방 수 km 앞에 보이는 도로를 관통한 다른 도로의 다리 밑이
반짝 생기를 찾게 해 줬다. 곧 주저앉을 것 같은 것을
억지로 참고 이윽고 다리 아래 다다랐는데 11톤
카고 트럭이 그 긴 몸통으로 다리 밑을 다
차지하고 있었을 때의 절망감이란!

결국, 카고 뒤에 차를 주차하고
태양이 작열하는 체감온도가 50˚도 넘는 것 같은 차에서
그냥 죽을 수밖에 없었다.
다리가 없는 거릴 운전할 땐 움직이는
다리를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다리가 좋다.
다리 위가 좋다.
다리 아래도 좋다.
다리 사이는 물론 좋고,
다리 위에 머무는 것은 더욱 좋아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D/PhotoDisc/PD/PD017 세계와 경제, D/ArtVile/Artville_IL.097.Corporate.Landscapes/low

2006/08/15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난 일기 몇 토막.  (0) 2008.08.16
* 임 병장, 배 병장  (0) 2008.08.15
◆ 갈매기  (0) 2008.08.13
* 개같이 살자!  (0) 2008.08.13
*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0) 200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