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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대 흐름(時流)

* 부국론(富國論) 04

8월부터 읽은 11권과 지금 보고 있는 3권의 책이 유감스럽게도 사회과학분야로 쏠림현상이 심하다.
아래 내용은 20년도 더 된 1985년 이후에 故 이병철이 쓴 부국론(총 6회인데 다 옮겨 놀 생각이다.)인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케인즈의 미녀투표보다 현재의 한국 경제를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직접 타자하였다. 보통사람의 시선을 가진 내가 20년도 더 된 시차와 재벌회장의 입장에서 기술한 내용에 모
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곱씹어볼 내용이 꽤 된다. 이 색깔로 바꾼 부분은 대운하에 집착하는 이명박 정부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제 4회-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 (1)

여기서는 우리나라가 경제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방안들을 밝히고자 한다. 그 해답은 하나밖에 없다. 수출의 진흥, 그 완전무결한 실천이 전부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자원빈국이다. 따라서 적은 원료를 들여 세계의 소비자가 좋아하는 값이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어 전세계에 공급하는 수출전략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이익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새로운 공장을 세워 더 좋은 상품을 좀더 효율적으로 많이 만들어 수출을 계속 증대해가야 한다. 그 수출에서 얻어지는 이익이 외채상환은 물로이고 부국의 기초를 굳히는 재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출의 기본전략 위에서 구체적으로는 많은 일들을 어김없이 설천해가야 하는데 여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 요인이 갖춰져야 한다. 첫째는 경제 산업활동에 적합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문제이고, 둘째는 개별적인 수출진흥책이다. 적합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려면 먼저 수출진흥이라는 큰 목표를 향하여 국민이 합심협력하고 수출을 담당하는 기업과 그 산업역군을 좀더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하는 일이 긴요하다. 여기에는 먼저 기업이나 기업가가 갖고 있는 사회적 기능이나 그 역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적절하고 올바른 경제정책의 채택이다. 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유경제체제의 완전존중이다. 사유재산제도를 바탕으로 하여 기업 활동의 자율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면서 사람의 창의력을 북돋워주는 자유주의 체제가 인간사회에서 가장 훌륭한 제도라는 것은 근년 중국 등 공산국가의 경제운영에 자본주의적인 수법이 한결같이 채택되고 있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오늘날 미*영을 비롯하여 일본 등 선진 각국이 예외없이 정부에 의한 제반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고 민간활력을 북돋으는 경제정책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것은 좋은 교훈이다.

 역사상 강한 통제경제 아래에서 경제적 번영을 성취한 나라는 없다. 2차 세계대전 후 세계의 경제동향이 무엇보다 명확하게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서독의 경제부흥은 에르하르트 수상이 정부의 여러 가지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여 공정하고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등 시장경제원리를 존중한 결과였다. 이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지된 사실이다.

 경제정책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건전하고 적절한 정책의 개발을 통하여 국가, 국민, 기업의 모든 힘을 경제활동을 위해 유효적절하게 집중하는 일이다. 일찍이 이웃나라 일본이 그랬듯이 모든 우수한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중지를 모아 후세의 역사에서 평가받을 완벽한 경제정책의 수립이 절실히 요망된다.
 이제 한국경제의 진로는 분명히 밝혀졌다. 자원이 적게 들고 그 대신 인간의 두뇌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 즉 신소재, 유전공학, 전자산업 등 첨단기술 산업분야의 진흥으로 수츨을 지속적으로 신장시키는 일만이 우리나라 경제의 번영을 약속한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저력을 전적으로 활용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해야 할 때다. 그들의 자본 조달력, 기술 도입과 개발력, 인재 동원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점에서 대만경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1985년 대만은 300억 달러를 넘는 수출로 100억 달러의 흑자를 보았고. 1인당 GNP도 3,000달러에 달해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이 대만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주로 중소기업군인데 그러나 최근에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만정부가 미국에 유학한 기술자를 동원해 실리콘밸리에서 256KD램의 반도채를 개발 공장을 세울 준비를 했다. 정부 출자를 49퍼센트로 하고 민간에 51퍼센트의 출자를 촉구했지만 응하는 기업이 없었다. 투자규모가 큰 첨단기술산업을 해낼 만한 대기업이 없었던 것이다. 대만 정부는 그 사업을 놓고 얼마 동안을 망설여오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부득이 필립스(네덜란드)의 자본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활동은 장기적 전략을 세워 방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조달*투입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외부 여건과 경제정책이 지나치게 자주 바뀜으로써 기업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는 일이 있었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의 입안 및 수행이 불가결하지만 여기에는 예리한 통찰력과 확고한 신념이 뒷받침되는 용단과 결단이 전제가 된다.
 정부의 적절한 정책으로 우리 한국경제는 40년의 숙원이던 인플레 퇴치가 마침내 이루어졌고, 경제산업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온 야간통행금지의 해제 또한 정부의 용단이 성공한 일례로써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도 전혀 볼 수 없었다. 한강 개발 같은 대역사도 힘 있는 정부가 아니고는 하기 힘든 일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과감한 정책을 계속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 반면 정책 결정이 적절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근년의 GNP 동향에서 볼 수 있다. 1985년의 우리나라 GNP는 830억 달러로서 1984년도의 824억 달러에 비해 불과 4퍼센트의 성장에 그쳤다. 1980년 이후 매년 6~7퍼세트, 때로 10퍼센트에 가까운 성장을 지속해왔던 것에 비하면 현저한 성장둔화였고, 특히 제조업분야는 부진해 3.5퍼센트의 저성장에 그쳤다. 이와 같은 결과는 1983년도, 1984년의 잇따른 대기업 투자억제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외국 경제정책의 성공사례로써 타산지석이 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1973년 오일쇼크 이후에 일본정부가 채택한 하이테크 중심의 산업정책이다.
출처: 이병철 경영대전 부록 언론기고문   작자:홍하상    출판사: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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