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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은밀한 방

* 새호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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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일이다.
물론 지금도 年初다. 결국, 얼마 되지 않은 일이란 말이다. 거래처에 설렁탕 집이 있다. 보험료만 월 300만 원 정도를 부을 도로 장사가 솔찬하다. (적지 않다)
 
아침에 그 집의 마누라에게서(남의 아내는 부인이라 부르는 것이지만 그 정도로 가깝다는 뜻을 비치는라 좀 무식하게 표현했다.) 1,000만 원만 빌려 달라는 전화가 왔다. 돈은 자기들이 많이 벌면서 툭하면 돈을 빌려 달란다. 많이 버니까 많이 쓰는 것을 안다. 작년 8월쯤 멀쩡한 차를 다이너스틴가 뭔가로 바꾸더니 이번엔 마누라 차를 테라칸으로 바꿨다. 마누라는 (내 마누라가 아니다.) 55년생 나보다 한 살 많다. 그런데 언제나 내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한다. 최 사장은 54년생이니 두 살 많다. 이런 설명은 기회가 닿으면 다시 하기로 자. 

   " 어디에 쓸 건데?"
 
   " 딸 아이가 저질러 논 것을 수습해야 해."

우린 언제나 반말이다. 심할 땐 격의 없는 '쌍 ㅅ'을 쓰기도 한다. 특별한 경우다. 
가끔 돈을 빌려주는 경우엔 내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나 론을 사용해 빌려준다. 왜냐, 내 돈과 구분이 되지 않으면 내가 헤맬 수 있기에.
 최 사장은 자기 마누라를 보고 꼭 <김 마담>이라 부른다. 이제 한 6년쯤 거래를 했는데 초기에 자기 마누라보고 <김 마담>이라 부르기에 나도 무심코 <김 마담>이라고 불렀더니 이 작자가 마구 성을 내는 기라. 좀 황당했었다. 물론 내가 결례를 부분도 있었지만(당시는 지금처럼 친한 사이도 아니었으니..) 평소에 장사하면서도 (사모님)이란 호칭을 쓰지 않기에

17년을 장사하면서 아무리 큰 거래처라도 사모님이라 불러지질 않아 한 서너 번쯤 불렀던 것 같다. 분명히 내 대인관계에 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사모님이라 부르기가 싫다. 흐흐흐. 
<김 마담>은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말재간과 손재주가 좋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나는 가끔 미용실에 앉아 경옥이, 선영이, 지희 등의 미용실의 아이들과 원장과 농을 하며 손님들의 거동을 관찰하기도 한다. 여자들만 있는 곳 (지금은 잠깐 아닐 때도 있지만,) 재미있는 일이 많다. 요것도 기회가 있으면 떠들기로 하고, 하던 이야길 계속해야겠다. 누가 하라고 그랬나? 하지 말라고 해도, 하던 말이니까 그냥 해야겠다.
왜? 내 맘이니까. 

"건강보험료도 내지 않는 도둑놈이"라고 소릴 버럭 질렀다. 웬 의료보험 운운, 나도 전혀 상황과 맞지 않는 소릴 지르고 있
음을 스스로 알았지만, 그냥 내친김에 쏘아붙였다.
  
 '병원에 안 가니까 안 냈다. 뭐. 그것 한 번에 다 냈어 150만 원쯤 돼.' 하고
소릴 버럭 지른다.
역시 가는 화통에 오는 기적이다.
 
평소에 의료보험료를 안 내다가 조그만 교통사고(이것 사고도 아니다 후진하는 차에 살짝 허벅지 깨가 닿았는데 (그때 내가 J 경찰서의 전경들 식사문제로 납품하는 것이 있어 같이 일을 보러 가는 중이었기에 내가 안다.) 보험을 들은 것이 워낙 많으니 그냥 나이롱 환자로 병원에 적(籍)만 두고 있었다.
그때도, 내가 그랬다. "이런, 순 도둑놈" 그리고, 최 사장 앞에서는 싸움날까 봐 "상대 운전자가 억울하겠군!" 하는 정도의 말만 하고 말았었다. 
 

아~~참~,
내 정신 좀 보게나 새호루기 이야길 한다는 것이 뭔 허섭스레기 같은 말만 늘어놨나.
1월 3일 시무식 겸 첫 출근 한 날. 그 집에 있었던 일이다. 밤 10시쯤 됐나, 늘 번잡한 그 집에 손님이 일순간 딱 끊어졌다. 이런 상황이 불과 1시간을 안 가지만. 술이 불콰한 40대 사내와 거진 버금가는 여자 하나가 역시 몸을 가누기도 어려워하며 들어와선 '설렁탕 둘이요.' 하더니, 화장실로 간다. 그리고 곧바로 사내가 따라가더니 약 20여 분 동안 같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온다.
종업원 아줌마들과 희떠운 소릴 하며 웃고 말았다. 낌새가 새호루기(새처럼 얼른 하는 성교)를 하고 나오는 것 같았다. 희한한 일이다. 그 치들이 나와 수저를 드는 순간 어디서 기다렸다가 오듯 손님이 쏴~아 물밀 듯이 들어 온다. 재미있는 세상이다. 나도 철망을 붙잡게 하고, 또는 야외에서 퍼포먼스를 한 기억이 한 두 번 있기는 해도, 새호루기는 별로 기억이 없다. 


그러나 슬프다. 그리고 불만이다.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일상일 수 없고, 무슨 이벤트처럼 돼 버리니까 매번 번잡하고 귀찮고 성가셔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서로에게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좋지만, 희망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기회는 줄을 터이고, 나이가 먹을 대로

먹은 후에 배우자를 만나면 뭐 하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성에게 안테나를 뻗치고 있을

나이가 아닌데, 그런 에너지를 일과 학습에 쏟을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이젠 많이 타성에 젖어 만나면 아주 좋고 죽을 때까지 못 만나도 좋다는 생각으로 산다. 

* 어제(11월28일) 스캔을 바꿨더니 글의 단락이 엉망으로 흩어진 것이 많다. 몇 개, 고치면서 mixsh 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갱신한다.

글:매조지   그림: D/부자방/에이훠에이/Catalog 23/01 Romance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74047



※ 돈이 그리운 사람은 들러 보세요 더블유 엔 더블유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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