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 01

이 글은 아래 링크해 논 글과 연관된 이야기다.
http://maejoji.tistory.com/entry/◆-친구-2

위의 글처럼 600만원을 신중앙금고에서 빌리려고 했으니까 국민은행 기존 대출금이 한 400 만원정도 되었을 것이다.

국민은행 명동 본점에서의 일이다.
소유주가 형님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차입을 하는 것이 아니고기존의 대출금을 갚는 판이었다. 게다가 출발하기 전에 문의 하고 나섰다.

"대출인이 형님으로 되어 있고 갚으러 나가는 사람은 동생이다."라고,

'증빙할 수 있는 신분증과 서류를 무엇 무엇을 해 가지고 오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지금은 일반 지점에도 개인 의자가 있는 곳이 많지만, 그때 만해도 시내지점의 고객응대 수준은 우스울 정도였다. 그런데 본점은 역시 달랐다. 규모도 규모고 일 보는 사람의 숫자와 시설도 유별났다.

앞에 두 어사람의 볼 일이 끝나고 내 차례가 됐는데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고, 사유를 밝히고 처리해 주길 청했는데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다른 사람 일을 먼저 봐 주는 거였다.

그때만 해도 지금보단 덜 사나웠기에(세상물정을 몰랐기에)

다소곳-이 처분만 기다리고 있었다. 16:30분 마감 시간은 다가오는데 영 꿩 구워먹은 소식이다. 그동안 두 어번을 더 물어 봤는데 기다리란다. 여기서 대출금을 갚고 친구가 기다리는 중국대사관 앞에 신중앙신용금고까지 가려면 택시도 못 잡을 터이고 들고 뛰어야 할 판인데.

그래도 조금 더 기다리다 다시 물어 보니 그제서야 '본인이 아니라서' 안 된단다.

기가 찼지만 가만가만 따졌다. 전화를 해 보고 왔고 전화통화를 한 직원이

누구고(통화한 사람을 꼭 챙기는 버릇이 있다)를 밝혀도 '안 된다.'라고 자른다.

가운데 있는 사람이 나와 똑 같다(?) 그래서 굳이 이 사진을 택했다.             ▶

옆에 다른 고객이 내게 동그라밀 그리면서 조금 집어 주란다. 웃기는 짜장면이지. 세상에 돈을 갚으러 와서도 같잖은 은행원에게 웃돈을 줘야 한다. 용납을 할 수 없었다.

다시 사정을 했다. 당시 육군 병참학교 동기인 송★호가 층을 달리했지만 국민은행 본점에 있었다. 그러나 입행한 지가 얼마 안된 신참이었고 은행원 하면 딱~맞을 소심한 친구였다.

"친구가 당신 은행 동료고 층만 달리하니 친구를 보증 세우겠다."라고 말하며

친구를 불렀다. 이 친구 내려와서 우물쭈물 말 한마딜 제대로 못 한다

친구를 돌려보냈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돈을 갚으러 와서 인우보증 운운 하는 것도

우스운 판이고, 더구나 아무리 신참이라도 동료를 존중한다면 내 앞에서

직장동료의 체면은 세워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마침내, 폭발했다. 대폭발이었다.

은행강도가 무기를 들고 은행원들을 향해

천둥이 치듯 그 자식 책상 앞으로 달려들며 고함을 버럭 질렀다.

" 야! 이 개*새끼야! 넌 뭐 하는 새끼야! 이런 상놈의 색끼!"

한 번에 다 터져 나왔다.

홀에 가득한 손님들과 옆에 은행원들 저 멀리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다 집중됐다. 아주 무참히 밟을 각오였다.

소릴 마구 높혀 "이런 개만도 못한 새끼가 ~~"

마구 떠들었다. 저 뒤에서 간부 두 어명이 뛰어나와

"손님, 무슨 일이신지요." 하며 사태 수습을 하느라 쩔쩔맸다.

더욱 길길이 날뛰는 나를 창구 안쪽 소파로 모시며 연유를 묻는다.

"죄송하다며..,"

이제까지 있었던 일을 그대로 설명했다.

나는 국회의원 선거때에나 볼 수 있는 명함을 갖고 다녔다.

(보통 명함 두 장을 덧댄 크기에 한쪽엔 명함판 사진을 한 쪽엔 내가

하는 일을 상세히 적었다.) 명함을 서로 건네며 그제야 호흡조절을 했다.

기분을 가라앉혔다. 그러는 사이 단 몇 분만에 일이 처리됐다.

그 자식은 개 좆이 됐다.

그리고 퇴근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게 가서 일을 처리하곤

그 후의 일은 위에 링크된 대로다.

은행과 파출소와 경찰서, 검찰, 법원, 동사무소 등의 행정기관과

얽힌 일 참 많다. 하나 씩 풀어보자.

이 글을 읽으면서 관공서나 은행등의 공공 기관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풀어가야 하는지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2006/08/23

그림:F/엔터테인먼트/사진/블업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