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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M)스트리트/돈

◆ 돈, 돈, 돈이 뭐길래!


면목동 서일전문대 앞에 질경이 우리 옷이란 점포가 있다. 그 앞에서 과일 행상을 하는 사람
이 있다.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본 일도 없고, 과일을 사 본적은 더더구나 없다. 지나치는 길에 잠깐잠깐 본 적이 있을 뿐이다. 30대 초반의 사내와 20대가 갓 넘었을 동생의 가게(?) 앞 골판지에 써놓은 글이 그들을 기억하게 했을 뿐이다.

 <돈. 돈. 돈이 뭐기에.., >

아우성이고 절실한 현실일 것이다. 그것을 써 놓고 틈나는 대로 들여다보는 절박한 심정을 미루어 알고도 남음이 있다. '알고도 남음이 있다.'라는 것은 '단순하게 이해한다.'라는 뜻은 물론 아니다. '이해하는 것' 과 '인정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
이리라.
가끔 그 앞을 지나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돈. 돈. 돈이 뭐기에..,'하는 글귀.
오랫동안 話頭로 남았다. 벗어나지 못했다. 나 역시. 결코, 재벌이 아니기에, 경제적인 것을
초월할 수 없는 소시민의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인생을 엷게나마 알 만한 40대 초반에 더욱 침잠해 볼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돈 !
대표적인 형이하학적인 물건이면서 형이상학적인 깊은 곳까지 관여하는 마력을 지닌 것.

오직 돈을 목적으로만 생각하며 살면 사람이 결코 사람다울 수 없음을 잘 알지만 현실에서
돈이 갖는 위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생활인인 나는
'금전'에 대해서만은 확고한 가치관이 있
다. 우리 앞 세대에서는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았지만' 우리 세대에서는 '쓸 만큼 쓰
면서 모을 수 있을 때
' 재테크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며 살아왔으니까.

'쓸 만큼 번다.'

이게 돈에 대한 나의 신념이고 철학이다. 그러나 결코, 돈만을 벌려고 일에 열중하진 않았다. 일을 즐기면서 일하는 것 자체에 보람을 가지면서 돈을 모으려 노력했다. 44세의 나이에 모아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행상을 하면서 모아봤자 얼마나 모으겠는가? 마는 더구나, 돈을 목적이 아닌 철저한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부를 축적할 수 있겠는가 마는...

 무심한 세월에 30대처럼 거리의 음식점과 단체급식 하는 곳이 모두 내 것처럼 여겨지진 않고, 지난 6년 세월에 인생의 쓰디쓴 아픔과 고통을 다 겪었지만 다시 일어서려 한다.
내가 하는 일을 굳이 행상이라고 고집하는 것은상업이란 것이 단계가 있어 규모에 따라 행상과 상업과 사업의 구분이 필요할 것이란 단순한 (?) 생각과 너, 나 할 것 없이 사업이고 자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반발과 惡童의 발상에서 자칭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진 것이다.

요즈음 말로 하면 보습 학원과 주산, 부기, 타자를 주로 하는 경리학원과
미술 학원 등의 학원과 동시에 운동용품을 파는 체육사를 운영하다 군에 갔고 제대해선 석유 회사에 아주 짧은 기간 근무하고는 천직이라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선 내가, 어느 날, 단지 차를 타고 돌아 다니는 것이 부러워 무작정 생경한 분야에 뛰어들어 무진 고생 끝에 자리를 잡아 돈도 학원
을 운영할 때보다 조금 더 벌어 갈 무렵에
당시에는 듣도 보도 못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란 희귀한(?) 병으로 1년여 고생하다 멀리 가고는 나와 아이들의 인생이 달라졌던 것이다.

형님의 친구가 H 병원에 원무과장으로 있던 덕에 병실은 어렵지 않게 잡았던 그때. H 대학

사십 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스러진다 해도
아쉬움 하나 없을 것 같다.
어려운 것에 대해서도
알듯 모를 듯한 감이
서리는 나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세상사 대부분을 겪었을 것같은
나이.
제까지 있었던 일의 복습으로서만
남은 생명이
의미 있을 것 같은 나이.

언제든,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신선함을
가꿀 수 없다면
이제 스러진다 해도 여한이 없으리.

더 살고 싶으면
이루지 못한 일을
다시 시작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


 

글:매조지  그림:D/에이훠에이/[고해상도] 돈 이미지

200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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