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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낫적~땅보탬/국어 및 어학

* 돌마낫적부터 땅보탬까지

돌마낫적: 첫 돌이 될락말락한 어린 아이 때     땅 보탬: '사람이 죽어서 땅에 묻힘'을 이르는 말   

굳이 위와 같이 풀어놓지 않아도 '돌마낫적과 땅 보탬'이란 말의 뜻은 다 아시겠지만, 행여 한 분이라도 몰
랐던 분
이 있으시면 '아시라고' 그 뜻을 적어 봤습니다. 인간에게서 호기심을 빼면 남는 것이 거의 없을 것
입니다. 호기심이야말로 흉내를 내고 배우려는 마음의 근원이
겠죠.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에서 많이 쓰는
벤치마킹(bench marking )이란 것도 결국은 '흉내를 내기'의 다른 말
에 불과할 것이고 '흉내를 내기'의 근
원인 '호기심'이 없다면 인류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다른 동물들도 흉내 내길 통해
삶의 기술과 지혜를 익혀나가지만, 인간에게 있어선 '호기심'이 '존재 이유'라고도
말할 만큼 중요한 요소임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어나서 숨을 꼴깍하는 순간까지 배우려는 마음과 자세를 잃지 않고, 잊지 않으려고 '돌마낫적부
땅 보탬'까지라는 메뉴가 이 플래닛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머리가 워낙 나쁜 관계로 배우는 것에 비해 얻는 것은 적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반복해서 익히는 데 지치지 않는 미련함이 있다는 겁니다. 무릇 공부(工夫)라는 것이 머리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工夫)라는 것이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工夫)라는 것이 호기심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工夫)라는 것이 필요에 의해서만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工夫)라는 것이 주위의 강요에 의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먹고 사는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즐거울 땐 배로 즐겁고 고통스러울 땐 그 고통을 한결 줄일 수 있는 것'이란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무엇이 되든 배우고 익혀서 내가 아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웃이나 지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누어 줄 때
도 조금
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서없는 글을 정리하면서 고해성사하는 기분으로 고백 하나 놓고 갑니다. 결혼 3년 차쯤 된 80년대 후반에 영어와 일어를 (유난히 좋아하는 방송)인 EBS를 이용하면서 욕심만 앞서서 '정철 일본어' 녹음테이프로 공부했는데 그것을 취득한 방법이 거의 절도에 가까웠기에 지금도 양심에 찔립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았던 그때에 궁리하다 정철 문화원에 전화하여 '일본어 테이프를 구입할 듯이'하곤 30개에 가까운 테이플 복사해서 들었던 겁니다. (그땐, 하루쯤 통째로 테이프를 맡기는 마케팅을 했었거든요.) 영업사원의 어려움을 뻔히 알면서, 남의 노력과 피, 땀을 그냥 훔친 것이지요. 2005년 12월 화재로 다 타 버릴 때까지 가끔 테이프를 들을 때, 또는 듣지 않아도 빼곡한 CD 한쪽에 자리한 그 테이프를 보면서 마음에 늘 찔리곤 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고 지금은 그 테이프가 없어 그런 죄스런 생각을 할 기회조차 없기도 합니다.

 1988년쯤 묵동에 '정철 일본어 연구' 테이프를 배달했다가 회수해 가신 영업사원님!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7/02/03

글:매조지    그림:H(만물창고)/PhotoDisc.Signature.Vol.014-Cultural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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