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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주체/옷주제/잘 자고, 잘 놀기

◆ 운전 01

<하계동 지하차도>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학교에서 샘들이 그랬다.

미국이나 구라파(유럽) 같은 선진국은 한 가정에 자동차가 두 대씩 있고, 빨래도 기계가 다 해주고..,

지구상의 이야기가 아닌 천국의 이야길 하는 듯했다.

T.V 커녕 라디오도 변변히 갖추지 못해 소리사(지금의 전파사)에서 요즈음의 케이블 T.V처럼 유선으로 틀어 주

었던 시절이었다.

채널도 몇 개 안 됐지만, (가정에는 스피커와 볼륨만 있는 상자를 달아줬다.) 그나마 채널 선택권도 없이 소리사

에서 틀어주는 방송을 종일 들어야 했던 시절이었다.

 어쩌다 외국에 한 번 나갔다 온 이는 미국과 구라파같은 선진국이 어떻고, 일본이 어떻고, 하며 뻐세며 입에 침

을 튀기곤 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마이카가 우상이 됐고 90년대에 현실화된 우리도 한 가정에 두

대, 세 대의 자동차 보유국이 됐다.

그래서 더 행복해졌나?


행복/非 행복/느림의 미학의 태동 등은 지금 거론할 문제가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계동에 한신코아 백화점이 있었다.(지금은 세이브 존이다) 공릉동 쪽으로 몇 백 미터를 가면 하계 지

하차도가 있다. 

다음 달에 군문에 서는 아들이 첫 돌도 지나지 않았던 5월이었다.

아내를 태우곤 거래처를 다녀오던 길이었다.

어머닐 모시고 생활하던 신혼 때 아내의 스트레스도 해소해 주고, 바람도 쐬어 줄겸 , 사랑도 돈

독하게 하려고 자주 아내를 불러내어 옆에 태우고 다녔다.

내 차는 그레이스 였었는데 당시에는 차선 제한이 있어 2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11톤 카고 트럭이 차선을 위반하여 1차선을 달리며 나와 평행을 이루는 모양이 됐다.

그런데 느닷없이 지하차도 안에서 클락숀을 마구 울리는 거였다.

자기 앞에 가는 차가 서행한다고 (11돈 카고의 클락숀은 마치 대포 소리 같았다.)

나도 기절초풍했지만 심약한 아내는 물론 첫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은 자지러졌다.

정신을 차린 나는 조건반사적으로 지하차도를 벗어나는 11돈 카고트럭의 앞을 막아섰다.

지금도 있는 주유소 앞에서 멈춰선 트럭 운전자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내게 '미안하다!' 고 한 마

디만 했어도, 대로에서 멱살을 쥐고 꺼들대고 꺼들리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 똥밭을 굴렀다. 그리고 그 후로 클락숀의 사용을 극도로 자제한

다. 이건 블로그의 대문에도 큼직막하게 써 놓았을 정도다. 그래도 무의식 중에 꼭지가 돌았을

난폭하게 클락숀을 사용한 적이 몇 번 있기는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운전 하다 대로변에서 드잡이를 치는 이들을 보면 둘 중의 하나는 심하게 억울하거나 분한 경우일 거란 생각

을 한다. 

살다 보면, 이혼도 그렇고, 교통사고도 그렇고, 사기 피해자 등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 하겠다.

막가파는 어쩔 수가 없다.

어디까지 이해하고 납득(納得)해야 하는가?

 



2006. 09. 18

 글:매조지            그림:D/PhotoDisc/PhotoDisc Designer Tool - Transport and 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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