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 임 병장, 배 병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am-Rafal_Olbinski_Salome


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사람이 스쳐 간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스쳐 가거나 만나는 사람 중엔 여러 층이 있겠지만 철들면서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은 이성이겠다.

예쁜 걸과 사귀고 싶고, 귀여운 걸과 놀고 싶고, 소위 섹시한 걸과 자고 싶고, 등등

사람은 사회적 동물 운운하지 않더라도 역시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다.

살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 중에서 견디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외로움일 것이다.

외로움! 외로움! 외로움! 외로움!

이건 정말 상대하기 버거운 놈이다.

이럴 때, 同性이라도 이성보다 더한 진득한 매력이

있는 친구가 있거나, 있었다면 그래도 상당한 위안과

가슴 뿌듯함에 허랑방탕한 삶을 살다가도 '아! 분발해야 해'

하고 자신을 스스로 다잡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될 것이다. 난 피할 수 없는

군에 입대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드는 것' 과 '친구다운 친구

한 둘이라도 사귀는 것을' 3년간의 목표로 세웠다. 지금은 내가 망가져 스스로 친구들을

멀리하고 있지만 그런 점에선 그래도 50점은 딴 것 같다. 훈련소에선 물론이고 육군병참학교

그리고 자대의 신병교육소 그리고 자대로 이어지는 군 생활 중 남이 하기 싫어하는 궂은일은 솔선

수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기꺼이 웃으며 하리라. 어느 놈의 눈치와 어떤놈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그러기를 자청했다. 성격이 더러운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적당하게 타협하고 좀 편하게 살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가치를 (이런 게 있긴 있는 건지도

모르면서) 챙긴다고 무식하게 쌈박질을 하면서 살았다.

군대 생활하면서 사귄 친구이야긴 다음에 하고 마음의 친구나 스승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길 하고 싶다. 새까만 쫄병이었던 이병에서 상병 초기까지 한 내무반에서

생활하던 참모부의 임 병장과 배 병장의 전우애와 인간미가 바로 밑의

충남 서산 자원인 이종하, 최민우 등의 인간쓰레기들 탓에

더욱더 돋보이곤 했다.

참호를 파거나 등의 작업이

참모부 병력에는 흔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그런 기회가 있으면 배 병장은 '일당 얼마짜린데' 하며 몸을 사리질 않았고

실눈의 임 병장은 살살 몸을 빼곤 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임 병장을 입으론 가볍게

비난하면서도 동기로서 전우로서 친구로서 후임들 앞에서 상당히 존중하는 몸가짐을 보인

거였다. 임 병장 역시 실눈이었는데 살금살금 빼는 모습이 전혀 반질거리는 냄새가 나지 않는 풋풋함이

배어 있었다.

아! ~아!~~

그런 관계의 친구를 갖고 싶었다.

그런 멋진 모습의 동료를 두고 싶었다.

사람이 덜된 관계로, 인복이 없는 관계로,

신(神)이란 놈과 친하지 못한 관계로 내겐 그런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그정도는 아니라도 내게 두어명의 전우가 있긴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어보자.

새삼 임병장과 배병장의 서로를 존중하며 후배들에게 작업과 행정면에서 각기 능력을 보이며

풋풋함을 잃지 않은 두 선임을 생각하며 생기를 찾고 싶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더라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자로 살기를 희망했다. 내가 모르는 이도 나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인지 부정적인 부분인지는 내는 모른다. 그러나 어차피 인생이란 인정받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인정받고 나면 훨씬 수월한 법.


글:매조지 그림 D/에이훠에이/세계의 명화/기타명화모음 am-Rafal_Olbinski_Salome



2006/08/07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충고  (0) 2008.08.23
* 지난 일기 몇 토막.  (0) 2008.08.16
◆ 다리가 좋다.  (0) 2008.08.14
◆ 갈매기  (0) 2008.08.13
* 개같이 살자!  (0) 200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