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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주행시험

 

내년 상반기부터 운전면허시험 과정 중 도로주행연습 10시간과 적성검사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경찰청은 운전면허 제도개선 심의회를 열고 면허 시험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의결, 올해 안으로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적성검사 후 시험장에서 받던 3시간의 기능교육이 사라지고, 전문학원의 기능교육시간도 20시간에서 15시간으로 5시간 줄어든다. 2종 면허 응시자들이 받는 적성검사는 자기신고서와 시력검사로 대체되고, 건강검진 결과서 유효기간이 1년 연장돼 2년으로 늘어난다. 또한, 횡단보도 정지선 일시정지, 돌발사고 급정지 후 출발, 종료 시 방향지시등 작동 등 5개 항목을 기능시험에서 없애고 10개 항목만 시행한다.
 임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의무적으로 도로주행 시험 전에 실시됐던 10시간의 도로주행연습이 폐지되는 대신 도로에서 운전자의 실제 운전능력을 보기 위해 도로주행시험 실격 기준이 강화돼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 위반을 단 1회만 하더라도 재응시 해야 한다. 이로 인해 보통 9일~14일 정도 걸리던 면허 취득 기간이 5일~12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경자동차신문 10월 7일.-

 


면허 취소가 된 후에 주행시험을 보는 과정에 상식과 상상을 초월한 경험을 하여 그 내용을 밝힌다. 지난 6월 중순. 면허 취소처분자 교육을 받으려고 서초역에 내려 서초구청 앞에서 양재대로에 있는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를 찾아갈 때는 나들이객으로 가득한 햇살 좋은 날이었다. 왕십리 본부는 낯익은 곳인데, 양재대로 낯선 곳에 가는 것이 짜증스러웠다. 우여곡절 끝에 교육을 마치고 곧바로 주행시험 응시 신청을 못 하고 한 주일이 흘렀다. 도로교통공단의 언니와 도봉면허시험장의 이*희와는 타고난 사교술로 친해 놓아 많은 편의를 보는 터였다.

 이명박, 그의 덕으로 한참 느리잡아 주행시험 일자가 잡혔다. 구리에서 상계동 도봉면허시험장에 가는 것도 큰일이었는데, 다행히 차를 잘못 탄 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반대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당고개역을 거쳐 40분 만에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접수하는 행보였고, 당일 시험에는 두 번째 행로였기에 더욱 손쉬웠다. 80년대 이후 버스를 타본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의 생활을 하다, 버스를 타니 불편하긴 했지만, 여유롭게 바깥 풍경을 보며 쓸데없는 생각이 나마 침잠할 수 있는 것은 좋더라.

이윽고, 시험 당일 우리 조에 속한 8명 중 5번이었다.
한 명당 평균 25~30분이 소요되는 듯싶었다. 내 앞에 한번 떨어진 여대생이 시험을 치르고 다음이 나였는데, 시험관인 박형* 경사가 주행시험중인 여대생에게 "아빠, 직업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주행시험과는 관계없는, 되려 기량을 다 발휘할 수 없는 질문으로 일관하는데, 삼자이며 같은 남자로서 어린 여성을 데리고 성희롱에 가까운 대화로 유도하는 것이 봐주기에 역겨웠다. 지그시 누르며 참고 있었는데, 주행코스 중 온곡 중학교 앞에서 좌회전하는 코스에서 흐름에 자연스레 끼지 못하여 뒷 차가 추돌하기 직전의 위험한 지경에 이른 것은 물론, 시도 때도 없이 울컥거리며 불안한 행보를 계속했다. 거의 절망하다시피 한 여대생에게 출발점이자 종착점인 상계 7단지 아파트 앞에 이르러 한참을 미적이다 "떨어진 것을 붙여주는 것 알지?"하는 멘트와 함께 "합격 CALL"을 보낸다.
여대생은 '이게 웬 떡이냐?'라는식으로 고맙다고 수없이 인사하며 멀어진다.
나는 다른 수험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마당에 이런 지경이니 더욱 편안했다.
저 정도의 여대생을 합격시키며 목격자가 나뿐인 상황에서 시험관이 딴짓을 하진 못하리라.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여대생은 수신호 6가지를 두 개나 틀린 2명 중의 하나였다.

 감독관인 박 경사와 많은 이야길 하다 보니 좌회전하는 온곡 중학교 앞에서 1차선을 달리다 2차선에 들어왔다. 예전에 차선 구분이 있을 때야 1, 2차선을 구분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운전자 서로에게 편한 것이지만, 시험과정이 그렇다니 어쩌랴! 조금 직진하다 한양아파트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국민은행 모퉁이를 돌아 동일로 타고 직진하면 상황 끝이다. 한양아파트에서 좌회전하기 직전에 감독관인 박 경사가 실격이란 뜻의 의사표현을 미온적으로 한다. 좌회전하자마자 차를 세우고 "어디에서 어떤 감정으로 안 된다는 뜻의 말을 하느냐?"라고 이유를 물었다. 대답이 궁했던지 차에서 내린다. 차에서 내리기 전에 옆자리에 있던 평가서를 흘깃 보니 2곳에 체크가 되어 있었다. 내려서 담배를 무는 박 경사에게 이유를 묻다 그의 팔을 잡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잠시 옥신각신하다 운전하여 출발점이자 종착지인 7단지 아파트 입구에 와서 본격적인 추궁을 시작했다.
동료와 여경이 합세한 자리에서 언성을 좀 높였다.
"명확하고 납득할 만한 제시를 해라."
"당신 꼴리는 대로 멋대로 해도 되는가?"
이땐 좀 흥분해서 격이 낮은 말을 좀 썼다.
박 경사가 그랬다.
"다음 수험생이 있으니 좀 기다리라." 껄끄러웠지만, 기다렸다. 격했던 감정이 조금 풀릴 때쯤 박 경사가 6번 수험생을 태우고 돌아왔다. 평소 안 태우던 담배를 사러 7단지 상가 슈퍼에 가는데 박 경사가 따라 들어왔다. 라이트 에셀 담배를 한 갑을 사면서 박 경사가 앞에 있기에 당신 담배도 고르라니 서슴없이 담배 한 갑을 시킨다. 그것도 계산하고 나왔다.
6,7번 수험생을 마치고 마지막 8번 수험생을 태우고는 나보고 뒤에 타란다. 다시 한양 아파트 앞에 다다랐을 때 그런다.
"형, 아까 내 팔 잡았을 때 무얼 주고 끝내려고 했죠?"
내가 그랬다.
"나, 그렇게 안 살았다. 그리고 내가 왜 박 경사 형이냐?"
편하게 대하려고 자기를 기준으로 좀 어리면 반말 좀 섞고, 좀 위라 생각하면 형이라 부른다는 해명을 한다. 이건 앞에 여대생에게 거의 반말을 일삼은 것을 지적하며 시험관이 그렇게 함부로 응시생을 대해도 되느냐?는 내 지적에 대한 변명일 터였다.

8번 수험생에게 그랬다. 이자는 30대 후반쯤 되었다.
"직업이 뭐죠?
"S 건설 시험실에 근무합니다."
"시험실이면 부수입이 꽤 되겠네요?"
"네, 어제도 업자가 1,000만 원 정도 가져왔는데 요즈음 하 수상하니 그냥 못 받겠네요. 돌려줄 생각입니다."

그 대화의 끝 부분에"아파트 빚도 갚아야 하고..,' 개인 신상 문제를 떠들고 있다.
이게 도대체 운전면허 주행시험을 보는 응시생과 그 시험을 감독하는 감독 경찰관의 대화란 말인가?
8번 수험생을 합격 CALL를 주고 내려준 후 면허 시험장 안에 주행시험을 신청받고 강의하는 시설이 된 건물 앞에 다달았다.
내가 계속 요구했다.
"내 시험 성적을 밝히고, 어디에서 무슨 잘못이 있어 감점이 얼마가 되었는가 밝혀라."라고 되풀이했다.
박 경사 曰
"형, 이번만 나 좀 봐주고 재접수하면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한양 아파트 앞에서 당신이 내릴 때 두 곳만 체크가 되었는데 나중에 6, 7번 수험생 내려주고 내게 얼핏 보여준 평가서엔 4곳에 체크가 되어 있었다. 당연하게 그 부분을 짚을 수밖에..,
'그 이윤 뭔가?"
그렇지 않다고 박박 우기면서 잇는 말이
"형, 이미 그은 서류를 고쳐서 제출할 수 없기에 그러니 한 번만 봐 주라." 그런다.

국민은행 모퉁이를 돌면서 주행시험의 평균 합격률이 어떤가? 라는 내 질문에 사면이 있기 전에는 60%를 합격시켰고 사면과 대학생의 방학이 겹치면서 일정이 계속 밀려 90% 이상을 합격시킨단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를 원활하게 볼 수 없단다.
영광스럽게도 대단한 매조지가, 여유만만했으며 도로주행 코스지역을 상계동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무렵 훨씬 이전부터 무려 23년간을 사업(행상?)차 돌아다녀 눈 감고도 훤한 도로에서 10% 미만의 불합격률에 박 경사의 자의에 의해 불합격되었다는 거였다.
무릇 운전이란 것이 길을 알면 5~60% 이상의 프리미엄을 먹고 들어가는 것이고, 불과 10% 정도가 반복되는 기능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부분이 상대에게 철저하게 내 의사를 깜박이 등을 통해 전달하고 주의를 경계하여 방어운전을 하면 사고율을 크게 줄이는 것일진대 이것 대한민국 경찰로서 순경, 경장, 경사, 경위, 경정, 경감, 총경에 이르는 7단계 순위 중에 3번째에 해당하는 초급간부 계급으로서의 자세와 의식이 제대로 갖춰진 자인가 의심스럽다.

평행선을 내뻗던 것이 늦게 접수한 수험생의 시험감독(?)차 박 경사는 다시 나가고, 기다리던 난 전화를 다시 했다.
"어쩌란 거냐?"라고 다시 "기다리라."라는 답이 돌아오고 기다리다 부아가 터져, 일과 끝내고 건물 밖에서 담배를 태우는 동료 감독관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 내가 주행시험 중에 심한 불이익을 당했는데, 민원실 어디에 청해야 하는 거요? 또는 감찰실이나 청장을 직접 만나야 하는 거요?"라고.., 팔이 안으로 굽겠지만, 말을 거는 투나, 눈빛이나, 조리 있게 말하는 태도를 보아 범상하게 여기지 않아 그랬는지는 몰라도 황급히 건물 안으로 청하며 음료수를 권하며 무슨 일인지 말해 보란다. 동료 4~5명이 있는 중에 박 경사와 있었던 시험 중에 여대생과 8번 수험생과 나와 있었던 대화를 되살려 그들 앞에 펴 놓았다.
동료며 계급은 같아도 나이가 위인 박 경사에게 쉽사리 동조하지 못하는 것을 보아도 말 못할 속내가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위로하며 재접수를 하면 확실하게 처리해 드리겠다며 회유하는 것을 듣고, 밖에 나왔는데 유연* 경사가 내용을 한 번 더 듣길 청한다. 잠시 대화를 하는 중에 박 경사가 돌아와서 잠시 말이 끊기고,. 박 경사가 있든말든 하던 이야길 계속하려 하니 유 경사가 난처해한다. 이윽고, 박 경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당신이 감독관의 지위를 이용해 멋대로 남용을 하는 것을 인정할 것이냐? 아니면, 당신 동료에게 말했던 대로 난 내 식으로 실력행사를 하여 내 권리를 찾겠다."라고 퍼 부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식으로 "맘대로 하라."식의 대응이 돌아올 즈음. 유 경사가 중재하여 재접수 하기로 했다.

다시 창구에 오니 시험 접수하러 와서 사귀어(?) 두었던 이정*가 반갑게 맞아 준다. 안전교육 때는 도로교통안전공단의 언니가 주행시험은 도봉면허시험장의 정*가 큰 도움을 주었다. 이명박 덕택에 턱없이 밀려 있는 시험 응시 일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었단 말이다.
잠시 이야길 나누다. 해당 창구에 가서 접수하려니 마감 시간이 촉박하여 카드는 안 된단다.
유 경사 일행이 있는 주행 시험을 관장하는 건물로 돌아와 그들에게 그랬다. "현금 밖에 접수가 안 된다는데 나, 지금 현금 없다. 당신들이 접수할 돈을 내 주라." 그들이다투어 지갑을 꺼내는데 유 경사 돈을 받아들고 가서 접수했다.

시험 일정은 창구에서 잡는 대로 정하고, 자기들이 그 사이에 빠지는 자리에서 제일 빠른 일정을 잡아 연락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약속대로 서너 번의 조율 후에 7월7일 다시 면허를 취득했다. 

도로주행 시험에서 주행코스를 응시자가 꼭 익혀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견을 그들에게 밝혔다. 도로 주행 능력을 시험해야 할 주행 시험이 시험장마다 다른 주행코스를 익히는 것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은 모순이다. 면허 시험장 앞에서 코스만 돌아 주는데 1회에 3만 원씩 받는 행위를 권장하는 것밖에 더 되는가? 시험관이 좌회전, 우회전하라는 지시로 코스의 숙지 여부와 상관없이 주행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어쨌든, 내 부주의로 또, 이명박에 눈물겹게 고마운 사면 덕택으로 꼭 38일을 면허 없이 사느라 힘들었다. 적성검사 미필이 80명 안전교육생 중에 10명이나 차지했다. 면허를 다시 딸 즈음에 적성검사 기간도 늘었고, 다른 개선이 좀 있었다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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