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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雜同散異

* 동학(東學)

한 해에 100권의 책을 보는 것이 목표다.
지지난해에는 이뤘는데, 지난해에는 한참 모자랐다.
사무실에서 숙식하는 때가 잦아서였다.
급기야 사무실을 주소로 해서 도봉구 학마을 센터에 등록해 십여 권의 책을 빌려다 볼 수 있었다. 살기는 구리에 사는 데, 주소가 남양주이기에 가까운 구리시에선 회원 등록을 받아 주지 않는다.

해가 바뀌고 1월도 중순으로 치닫는데, 아직 한 권의 책도 못 봤다.
영화 십여 편, 주식 관계 동영상 20여 편을 보고 400편을 앞뒤 광고 잘라내는 편집을 했다. 보고 또 보기 위한 시도다. 주식은 지식이 아닌 조건반사적으로 액션이 튀어나와야 하는 분야이기에 아는 것만으로는 살과 피가 튀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올 김용옥에 흠뻑 빠져 있다.
예전에 봤던 논어이야기 64편, 인도를 만나다. 28강, 역사를 말한다. 6강, 한국독립운동사 10강, 우리는 누구인가? 26강으로 총 134강인데 그중에 논어 이야기 40편, 인도를 만나다 28강을 뺀 66편을 봤다. 엊저녁 마친 <우리는 누구인가?)는 정말 재미있었다. 화면에 나오는 한문을 받아 쓰면서 강의 중에 거론되는 책을 도서관에 대출예약을 시도하면서 봤다. 15:00~16:00 시에 일과 끝나면, 바로 이야기꾼 도올에게 흠뻑 빠졌다.
인문학이란 폴더를 새로 만들고 거기다 몰아넣었다. 올해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쪽의 책을 주로 볼 생각이다. 거기서 동학과 관련된 자료로 30%~50% 할애할 생각이다. 동학을 학교에서 편년체로 그것도 식민 지배를 하던 일본인의 굴절된 사각으로 조명한 것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귓등으로 듣고 말았는데, 거기에 예수보다 뛰어나고, 세상에 어떤 종교가 근접할 수 없는 정신세계와 사상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최제우-주시형-손병희-방정환으로 이어지는 동학사상이 우리 민족의 정신사에 끼친 영향과 지금도 이어지는 정신으로 민중항쟁이 성공했고, 지구 상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확고한 민주화를 이룬 저력이었다는 데에 동감한다. 심지어 어린이날을 제정한 소파 방정환이 주시형 선생을 따라다니며 그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아이들에 대한 체벌금지의 정
신을 이어받은 결과 지금의 어린이날이 생겼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방정환은 손병희의 사위이다.) 
한 사람의 사상가가 민족과 세계에 주는 영향력이 어떤가에 전율한다.

 비대해지기만 한 한국의 교회는 신도들 모아 장사하고 신도 수에 따라 권리금을 주고받는 상업으로 떨어진 지 오래되었다. 불교는 자신만을 구하는 소승불교에서 대중을 구하는 대승불교로 발전하기는 했지만, 천도교의 모체인 동학의 사상은 감히 반론할 수도 없는 모든 종교와 달리 스스로 민중이 가질 수 있는 온갖 自問을 하는 과정이 신비롭고 최제우
나 주시형의 정직성이 사이비 종교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하늘님이 하느님의 바른 표현이고, 신이 곧 인간이며, <사람의 소리가 하늘님의 소리다>라든지 永世者, 人之平生也 (영원은 사람의 한평생)이라는 지극히 타당한 논리가 내 생각과 꼭 맞는대. 기독교에서의 천당과 지옥, 불교에서의 내세를 전제로 한 윤회가 영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일평생이 영생이라는 개념, 얼마나 대단한가?

吾心卽汝心也, 人何知之! 知天地, 而无知鬼神. 鬼神者, 吾也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다. 사람들이 어찌 알리오!
사람이 천지를 알아도 귀신은 알지 못한다. 그 귀신이 바로 나다.

결국, 모두가 하늘님이고 귀신이란 말이다.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의 핵심은
 Man`s voice is God`s voice.'이다. 사람의 소리가 신의 소리다!
세상천지 어느 종교가 동학의 이런 정신을 쫓아갈 수 있으랴!
아침, 바쁜 시간에 허섭스레기 같은 글을 쓰고 있다니, 시간에 쫓겨 여기서 접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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