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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도망가다

* Happy Birthday 3월 20일. 춘분이었다. 생일이기도 했다. 마눌이 하늘나라로 도망간 후에 생일을 잊은 지 오래됐다. 도망가는 것도 막지 못한 주제에 무슨 생일? 그런 심뽀로 굳이 기억하지 않는데, 저녁에 들어오니 포스트 잇에 'Happy Birthday'라 쓰여 있고 케이크를 만들어 놓았는데, 파는 것에 비해 세련된 모습은 덜하였지만, 제법 맛이 있었다. '투박한 매력!'이랄까? 스스로의 기념일에 무심하지만, 딸로 인해 흥겨웠다. 미역국도 끓여 놓았더라. '밤과 낮이 같다'는 춘분. 이날을 분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진다는 춘분이 지났다. 이제 어둠보다 환한 빛이 더 많은 날이 이어지겠지. "효자가 불여악처(不如惡妻)"라지만, 불효자보단 낫다. 28일은 딸의 생일이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더보기
* 딸을 버렸었다! 오늘 강화를 다녀왔다. 강화를 가던 중이었다. 할머니 궁둥이는 예뻤다. 작년인가 딸하고 같이 가던 길이었다. 예전에 조금 먼 곳을 가면 꼭 아낼 데리고 다니던 습성도 작용했지만, 강화 가는 길이 삼포 가는 길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다. 뭐 아무리 먼 길도 출발하면 그런대로 또 가게 되는 것은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면 알 수 있기도 하다. 10대/20대/30대/40대 등을 마디마다 돌아보면 더욱 출발과 끝을 살필 수 있으리라. 그땐, 딸 아이가 방학하여 집에 있었다. 슬쩍 떠봤다. "현민아! 아빠하고 강화에 가자" 딸이 말했다. "아빠, 혼자 다녀오세요." 여느 때처럼 나서려 하지 않는다. 혼잣소리를 했다. "니 엄마가 있었으면 두말하지 않고 쫓아 나섰을 텐데..," 그리고 두어 마디 더 장난스런 말을 주고받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