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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통

* 대화 장면 하나, 저녁이었다. 컴을 하고 있는데 딸이 내 방으로 건너왔다. "누구세요?" 정색을 하며 내가 묻는다. "이웃집 사람이에요." 딸이 능청스레 대답한다. "이웃집 사람이 노크도 없이 남의 방에 막 들어와도 돼요?" 내가 따진다. "제가 보이세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며 대꾸한다. 장면 둘, 주방에 있던 딸이 내게 와서 그런다. "아빠, 밥통이 이상해요?" 내가 대답한다. "뭐가? 이어지는 딸의 말. "고장이 난 것 같아요." 어제는 프린터가 이상하다고 하더니 오늘은 밥통이란다. 딸이야말로 밥통인가 보다. 뭐든 손만 대면 작동을 안 하거나 이상해진다. 내가 만지면 금방 괜찮아진다. 뭐, 만진 것도 없다. 그냥 보통대로 스위치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서 모니터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며 場을 .. 더보기
* 밥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들라면 단연코 '밥'을 말하겠다. 아마, 이건 나뿐이 아닌 대다수 사람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한술 더 떠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안주를 들라면 단연코 '밥'을 말하겠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어디 '밥' 같은 남자가 있으면 어디 '밥' 같은 여자가 있으면 아마도, 이혼할 부부는 세상 천지에 없을 것이다. 어제 아침이었다. 06시 30분. 아침에 아들이 나가는 데. 내가 일어나는 시간보단 조금 이르기에 꼼지락대며 잠결에 아들에게 "밥 먹고 나가라."라고 일렀다. 아들은 나가고 조금 있다 일어나서 보니 아뿔싸, 밥통은 열려 있고 밥은 없는 거였다. 그렇다. 어젯밤 늦게 내가 저녁 먹고는 밥을 해 놓는다는 것이 그냥 자고 말았던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