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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친구

* 설거지 우리 집 설거지는 내가 도맡았다. 방학하여 집에 온 딸도 설거지는 아예 할 생각을 안 한다. 몰아서 연 며칠 딸이 하는 수가 있고, 내가 본의 아니게 게으름 피울 때, 집에 돌아온 아들이 설거지하는 때가 있기는 해도 거의 도맡아 설거지하는 것은 나다. 심지어 지난주에 학교 기숙사로 돌아간 딸은 나갔다가 돌아와서 설거지거리가 수북하게 쌓여 있으면 '아빤, 집에서 뭐 하신 거예요. '하며 타박을 하곤 했다. 귀가 막히고 코가 막혀 눈도 안 떠지지만, 감히 대꾸도 못 하고 눈만 끔뻑거리는 내 모습이 한심하다. 하지만, 한심한 내 모습을 스스로 즐기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 어려서는 아이들이 크면, 설거지는 내 몫이 아닐 줄 알았다. 세월이 아이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기만 바랐던 것은 착오였다. 혼자 생업과 학교.. 더보기
◆ 아버지와 아들 세상에 두 부류의 아버지 이 시대에 아버지는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극복한 아버지와 그렇지 못한 아버지다. 그런 면에서 사춘기 이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경우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버지의 온전한 모델을 보지 못한 면보다는 극복이라는 과정을 겪지 못한 것이 더 큰문제다. 하지만 오늘날, 봐서는 안 될 아버지상이 너무도 많기에 상대적으로 절망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아버지를 극복하지 못하면 진정한 어른 아버지가 될 수 없으며, 결국 자신의 아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아버지로 남는다. 아버지를 극복하는 과정은 두 가지로 나눈다. 온전한 극복과 깨부심의 극복이다.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는 기간은 불과 1~2년 절대적이고 일방적인 양육에서 자아의식이 생기고 인격이 형성되는 단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