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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주체/옷주제/잘 자고, 잘 놀기

* 사면 유감

 
지난 6월 3일 이명박의 취임 100일을 맞아 특별사면을 할 때, 운전면허가 취소된 것을 알았다. <면허취소:클릭> 다시 면허를 따는 과정에 겪은 일을 토대로 <사면 유감>이란 제목으로 그때의 정황을 기록하려 했었는데, 관련자료를 바탕화면에 텍스트 파일로 저장해 놓곤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OFF 생활이 즐겁거나, 아주 바쁘거나 하면 온라인에 공을 들이는 것이 적어지는 법이고, 온라인에 오랫동안 집중하는 것은 찌질이(멍청이)의 대표적인 행태라고 진단하고 있는 터라, 늘 스스로 자신에게 경계를 늦추지 않는 편이기는 하지만, 결코 보통 이상으로 즐거웠다거나, 더 바쁜 것은 없었다. 마음이 내키지 않았을 뿐이다. 모든 일엔 시와 때가 있어 사면한 시점에 이 제목의 글은 유효했으리라.

일을 겁내거나, 미룰 때 안 좋은 결과가 닥치는 것은 경험칙상 충분하게 알고 있다. 사고가 난 후에, 후회막급의 감회에 잠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바탕화면에 웬만한 파일을 저장하는 성격이 아닌데, 몇 개월 동안 독서하며 뽑아 놓았던 자료와 운전면허를 다시 따면서 겪었던 감독관들과의 일을 세세하게 적어놓았던 것이 지난달 컴의 이상으로 그래픽 카드를 갈고 OS를 재설치하는 과정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종이에 메모했던 것을 일정 기간 보관할 필요가 있음에도 "모르고 한 번 알고 한 번 한다. "라면서도 매번 같은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

마누라를 잃은 후론, 아무리 귀한 것을 잃어도 시 건드러진 자세를 취하곤 했다. 비록 냉소적인(cynical) 태도를 보이긴 해도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곤 다 팔겠다."라는 자세로 장사를 시작한 후로 하는 일과 연관된 것은 무엇이든 갖다 팔았다. 하드와 소프트의 구분도 없었다. 남의 가게부터(매매) 이쑤시개에 이르기까지 1,000여 가지가 넘는 품목이었다. 한편으론 절대 팔 수 없는 마눌과 아이들은 끔찍하게 아꼈다. 神이란 놈이 원래 신기로워서 보기 좋은 꼴을 좋게 보아주지 못하는 속성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짓 냈다 (어떤 버릇 따위를 행동으로 드러내다.)

이명박의 은전으로 면허를 다시 취득하는데 몇 배의 비용과 시간을 지급했다. 
 ㉠ 6월부터 법이 바뀌어 안전교육을 8시간 받아야 하는데 해당이 되었다. 
 ㉡ 음주운전 등으로 면허가 취소된 자들을 마구잡이로 풀어줌으로써, 적성검사 미필은 접수 당일 바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평소와 달리 끝없이 나래비(줄) 서는 바람에 평균 보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 원칙 없는 감독관의 자의에 의한 판단으로 또 한차례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은 "주행시 험"이란 제목으로 다시 쓸 것이다.)

★ 사면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구분된다. 일반사면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형의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며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하는 자에 대해서는 공소권이 상실되는 경우이고, 특별사면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형의 언도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형의 집행이 면제되는 것이다

소위 통치권이란 국가의 고유한 권력인데 통상, 대통령이 행사한다. 한국에서 남발되는 사면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통치권 본래의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 지지율을 높이거나 인기 영합하는 수단으로 행사하는 것에 질린다. 역대 대통령의 사면 중에서 젤 더러운 것이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사면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의 정치적인 욕심에 의한 것이었겠으나 이 땅에서 정의를 세울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전두환이 전혀 반성하는 기색 없이 기고만장하는 역겨운 꼴을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註) 통치권:
국민과 국토를 지배하는 국가 고유의 권력.
국가의 지배권을 통치권이라고 하는 것은 합법적으로 행사되는 국가권력이 피지배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방적·무조건적인 권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치국가에서는 어떤 형태의 통치권 발동도 법의 규제에 따라야 하므로 통치권은 결코 무제한의 권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흔히 통치권은 주권의 개념과 혼동되는데, 주권이 국가의 일반의사를 결정하는 원동력인 데 비해, 통치권은 주권에 의해 결정된 국가의 일반의사를 실현하게 하기 위한 권력이라는 점에서 엄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통치권의 내용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정해지며, 그 실질적 내용에 따라 영토고권(領土高權)·대인고권(對人高權)·자주조직권(自主組織權)으로, 그 형식적 내용에 따라 입법권·행정권·사법권으로 나뉘는데, 이는 대부분 국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 음주운전을 습관적으로 하는 자들은 생업 아니라, 생업 할애비라도 운전할 권리를 주어선 안 된다. 
안전교육을 받으러 가 보니 80여 명 중에 적성검사 미필이 10여 명이나 됐다.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치명적인 상흔을 남길 수 있고, 남긴 것에 대해 그들은 부끄러워하기보다 캐리어를 쌓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당혹스러웠다.

 이명박 뒤에 '대통령'이란 직함을 붙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이 쉬이 왔으면 싶다. 그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국민이 늘은 것은 사실이다. 예전엔 정치에 관해서만 시니컬한 시선을 보냈던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의 문제와 특히, 어떤 목적을 갖고 성실하게 쌓아가며 이루던 성취의욕도 많이 감퇴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이명박이 싫다. 강만수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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