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 책(冊)

책(冊)의 글자 모양이 대나무를 엮어 만든 모양이란다.
부끄럽게도 올해 책을 사 본 것이 불과 한두 권 정도다.
스물두 살쯤 내 학원과 체육사를 입대를 앞두고 정리하곤 남의 학원에서 강사로 일을 볼 때 월급의 6~80%를 음반과 책을 사는 데에 썼던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제대 후에 고 2때부터 보던 新東亞를 비롯한 월간지부터 책을 둘 곳이 없어 몇 수레쯤 되는 것을 고물장수에게 주곤 그 후에 살림이 좀 핀 다음에 얼마나 후회했던가? 지금도 다큐멘터리나 논픽션을 좋아하는 것은 신동아에 연재됐던 사람이 사는 이야기. 논픽션에 심취한 연유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도 친구들을 만나도 책방 근처나 복덕방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곤 상대가 늦으면 책 방에서 이 책 저 책을 보다 보면 지루하지 않았고, 한 푼도 없으면서 복덕방에 들러 근처의 부동산 값을 묻곤 했다. 그런다고.., 지금도, 뭐 많이 알기나 하느냐면 그렇지도 못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얼굴에 철판을 깔지 않았든 소심하기까지 했든 20대 초반에도 러시아워의 만원 버스 속에서도 책을 봤다. 고개 한 번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역전이고 아무 곳이고, 아무 때고 가리질 않았다.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월간 다리 誌, 씨알의 소리, 뿌리 깊은 나무, 공간, 음악 동아 등에서부터 소설문예, 문학사상, 현대문학, 심상 등.., 특히 민음사의 책을 좋아했다. 한참 후에 나온 '샘이 깊은 물'도 볼거리가 좀 있었다. 김춘수의 詩論과 김수영의 '詩여 침을 뱉어라!' 등의 산문집도 기억에 남는다.

하다못해 군대에서도 일주일에 두 어권은 봤던 것 같다. 진중문고라고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단행본은 거의 본 것 같다. 남의 근무시간까지 축 내면서(대신 서주면서.) 조순의 경제학 원론도 군대에서 봤다. 그런데 뭐냐. 인문학이 아니라도 소위 자기계발이나 돈이 되는 책 위주라도 올해엔 책 주문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어려웠었고 다른 짓을 했다는 거겠다. 마음이 급하니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LPL 이걸로 또, 연말에 가슴이 싸아하다. 그러나 아직은 버틸 힘이 있는 것은 순전하게 기질적인 덕분이다. 

내년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순리에 의한 순서대로 집행해야겠다. 이제 초조해하지 않기로 했다. 물리적인 욕망보다 20대처럼
정신적인 욕구로 관심을 쏟기로 마음을 정한다. 그리고 이젠 솔제니친을 닮고, 톨스토이를 아니. 그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아는 척이라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인생길에 진정한 동무는 있는가?

책을 벗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착벽인광(鑿壁引光)의 경지는 아니라도 좀 가까이 다가갈 생각이다. 책(冊)에...
2007년엔 도서구매비의 배정을 최우선으로 할 참이다.

2006/12/19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엉이셈  (0) 2008.10.30
* 삶  (2) 2008.10.08
* 심리  (0) 2008.09.23
* 화끈한 연애를 꿈꾼다!  (0) 2008.09.19
* 심심하다.  (0) 200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