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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M)스트리트/돈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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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세 번쯤 바뀌기 전의 일이다.
안국동 입구쯤의 종로 거리를 지날 때였다.
오후 2~3시 정도 되었을 것이니 벌건 대낮이었다.
지금보다 길이 훨씬 좁았으니 행인들의 어깨가 서로 닿고
심지어 밀치는 것도
다반사였던 도로사정이었는데
문득 땅바닥에 세종대왕께서
나를 보고 환히 웃고 계시는 거였다.
장사를, 아니 행상을 20년 하는 지금도
닳고 닳아 빠지지 못했으니
그때야 오죽했겠는가?
 세종대왕을 얼른 모시면서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닌데,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은 화끈화끈' 그랬다.
이건 순전하게 우리 집의 가정교육이 잘못되었거나
DNA의 구조에 결함이 있어서 일거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올바른(?) 가정교육을 한답시고 요즈음에는 더러 중 3인 딸 아이가 
 "무엇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얀마, 어디 가서 훔쳐오든지 그래' 하고 
 짐짓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그러면 딸 아이는 어이없어하면서
기가 막힌다고  난리를 칩니다. 하하하...,
 죽어도 그리하지 못할 집안 내력을 잘 알기에
그냥 무식한 척, 몰상식하고 몰염치한 척하는 것을 아마, 딸도
잘 알 것으로 생각하니까 그런 반어법을 쓰는 것이지요.

 경제적인 사정이 어렵다고 이혼하고,
경제적인 사정이 어렵다고 도둑질하고,
경제적인 사정이 어렵다고 몸을 팔고 하는 것은
순전하게 시류 탓만이 아닌 그 가정의 내력이나 전통이
기도한 것이란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며 또 경험칙상 그렇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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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그렇지만 이야기가 옆길로 새서
본래 10,000원에 얽힌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주객이 전도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고등학교 때부터 읽던 주간지(독서신문)에 광고를 내던
Speech 에
관한 학원이 생각나
대한극장 옆에 있던 한국어학원(기억이 맞나?) 에
그 길로 등록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Copy를 걸고
 막 학원 문을 열었던 나중에 '사랑받는 아내'를 주장했던
조동춘, 김양호 선생 부부의 초창기 학원이었습니다.
 10,000원의 약효가 오래가지 않아 희망했던 대로 오래 배우진 못했지만,
그때의 10,000원은 두고두고 고맙기가 그지없었습니다.





그림:D/PhotoDisc\PD\PD017 세계와 경제, D/PhotoDisc Designer Tool - World Currencies            

200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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