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惜 썸네일형 리스트형 * 추석 추석 추(錘) 같은 돌(石) 이 하나 더 얹히는 추석! 그루터기에 나이테처럼 그윽한 장엄함 마저 느낄 새도 없이 추(秋)가 버거워 더넘스럽다. 안면은 굳고 뇌는 텅 비어라. 아내의 무덤이나 흔적 없음이 섦다. 나도 죽으면, 무덤은커녕 비석조차도, 세상에 두지 않고 홍모(鴻毛)처럼 떠나리라. 강물에 소 지나간 듯 영원히 우주의 먼지가 되리라. 어느덧, 또 추석이다. 명절 기피증을 앓는 주부가 많다고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부담스럽다. 성묘를 하고 형제들과 모이는 것도 즐겁지 않다. 죽은 마누라를 위해 추석(追惜)하는 것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성당에 바치는 연미사도 명절마다 어머니가 하시고 나는 객으로 참석하곤 한다. 지인이 강권하기에 지난 초사흘에 딸과 함께 봉인사란 절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