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썸네일형 리스트형 * 노프-터널 터널 속을 걸으며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생각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란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삶이 생각의 연속이고 그로 말미암은 행동이 수반되는 것이라면 깊은 생각이란 것이 그리 쓸모없는 것이기만 한 것은 아니겠다. 지금은, 생각이나 행동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열악한 지경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태도가 돋보이고, 빛을 발한 날이 있을 것이란 자위를 한다. 자위? 손가락 다섯 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이럴 땐, 좋다. 이윽고 터널 끝이 보였다. 벗어난 시각은 19시 10분. 밖은 온통 암흑천지였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오래 신은 등산화는 터널 중간에서 밑창이 떨어져 나가 밖에 나오니 물구덩이를 밟은 탓에 바로 양말을 적시고 있었다. 작년 4월쯤, 그녀와 욕실에서 격렬한 정사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