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

* 공간 확대 공간이 인간을 만든다. 인간은 공간의 지배를 받는다. 아내와 연애할 때, 남산에 올라가 벤치에 앉아 를 말했었다. 신혼여행지인 제주 그랜드 호텔에서도 를 말했었다. 일부러 좀 큰 방을 얻어 결혼 몇 년 차에는 이만한 방을 안방으로 마련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내가 욕심이 없는 이였는데, 실은 욕심이 어마어마하게 컸나 보다. 욕심 없는 척 한 것은 내숭이었는가 보다. 결혼 8년 차에 더 못 기다리고 아주 넓은 하늘로 혼자 이사를 해 버렸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했는데, 하늘 위에 있고 싶었는가 보다. 남편을 한 번도 거역한 적이 없는 것도 내숭이었는가 보다. 속으로 반역을 꿈꾸면서, 내색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늘은 변하지 않고, 땅이 변한다고 한다. 하늘에는 세월도 없단다. 세월은 땅.. 더보기
* 멋진 남자 며칠 전 봉화역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94년 이래 은행거래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ATM기가 있는 지점에 들러 현금은 입금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불난 전날처럼 늦게 귀가하여 입금할 수 없는 날을 빼곤, (불나던 전날에 입금하지 못해 지갑과 지갑에 들은 적지 않은 현금도 함께 태워버리고 말았었다.) 아무튼 여느 날처럼 J 은행 앞에 차를 세우고 두어 걸음 떼는데 구청의 주차 단속반원이 다가오며 차를 빼라는 것이었다. 그제야 앞을 보니 두어 대의 단속 차량과 주차 단속반원이 보였다. 계속 뭐라 하는 것을 톡 쏘며 무시하고 일을 보고 나왔다. 일을 보고 나오면서 (심하게 야단했던 것이)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여보, 미안합니다. 주차 단속하는 당신들과 차량을 보면 그 무지함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