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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지우(知己之友)

* 이런 친구 하나 만들고 싶다.

사람은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중에서 서로 가까이 사귀는 사람을 친구 또는 동무라고 한다. 붕우(朋友), 우인(友人) 이라고도 썼다.

우인(友人)에 友가 '벗 우'니 벗하는 사람을 말함인데 '벗' 이 또한 친구의 우리 말이다.

유치원 정도의 나이에서는 친구라는 의미가 단순하게 같은 행동을 하고, 그냥 마음에 들면 자주 어울리게 되는 그런 정도를 가리킬 것이다. 아마, 이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 정도를 지날 때 하는 일을 통해 서로 짝이 되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을 따로 동지(同志)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이거나 어떤 뚜렷한 목적이 있는 이를테면 단체나 사회나 민족이 공동으로 타개해 나가야 할 대상을 물리치려고 모인 사람들이 특히 즐겨 쓴 말이기도 하다.

냉전 기에 남북으로 갈린 우린 특별한 처지였기에 어려서 자주 쓰던 '동무'라는 말을 금기시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 말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우리 말 사전 정도에 남아있을 정도로 죽은 말이 됐다.

동지가 아니라도 좋다.
동무가 아니라도 좋다.
친구가 아니라도 좋다.

입장이 아주 달라 극도의 예를 든다면 전쟁터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 내가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상대의 손에 내가 죽임을 당해야 하는 처지의 관계라도 서로 인정하는 수가 있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경우다. 상대를 죽이면서도 아까워하고, 상대에게 죽임을 당하면서도 망설이지 말라고 재촉하거나 당당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면, 그것이 영웅이고 호걸일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간은 묘한 동물이라서 자기에게 지대한(至大) 손해를 끼치는 상대마저 인정할 수가 있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떤 지독한 열정이나 넘보지 못할 정신을 가진 사람은 적이라도 감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아도 좋다.
같은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좋다.
같은 처지가 아니라도 좋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일을 하고 다른 처지, 아주 이해가 상반된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도 서로 인정할 수 있고 통할 수 있는, 적이지만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그런 벗을 죽기 전에 하나 만들고 싶다.





 

글: 매조지  그림:D(만물창고)/Data Craft/DC030 People & Male [인물, 남성]/web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4717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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