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썸네일형 리스트형 * 봄 눈 눈이 온다. 책을 보다 깜박 잠이 들었다. 유쾌하지 않은 꿈에서 벗어나 눈이 떠졌다. 21:30 분이었다. 기숙사에 들어간 딸에게 "눈이 하얗다!"라고 문자 보내고는 눈 쓸러 나갔다. 평소처럼 골목 어귀까지 다 쓸고 들어 왔다. 봄눈은 확실하게 다르다. 겨울 눈처럼 속살이 뽀얗지 않다. 하얀 겉모습과 달리 속은 질척하게 녹으면서 얼어 있다. 쓸기도 나쁘지만, 빗자루 끝을 통해 전해오는 느낌도 별로다. 쓸고 돌아서면, 눈 쓸은 것이 무색하게 다시 소복하게 쌓인다. 전방에서 지겹게 쓸었던 눈에 대한 추억이 정겹게 되새겨진다. 세월이 지겨웠던 일상도 예쁘게 포장을 한 탓이다. 사실, 지겹다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정말로 지겹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무릎까지 빠지는 산에서 마구 굴러도 다치지 않던 푸근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