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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더러운 놈!


 나는 더러운 놈이다.
어찌하다가 보니 더러운 놈이 되었다.
'그녀에게 나는 더러운 놈이야.' 그랬더니 배를 쥐고 깔깔 웃는다.
내친김에 '당신도 더러운 년이네.' 그랬는데 더 웃어 죽겠단다.
세상에 '더러운 년'이라고 욕을 하는데 자지러지게 웃다니. 아마도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지난달에 파랑새 자동차 극장에 간 날 극장 앞 모텔에서
'정말이지 이제 더러운 놈 하기 싫어!' 그래 놓고 끝내 더러운 놈이 되었는데,
그저께 제부도 호텔에서 또 더러운 놈이 되고 말았다.

 


그녀와 난 어찌어찌하다 보니까 모텔이나 호텔 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진한 포옹 끝에 빨고, 물고 흔들다 보
면 미처 씻지도 못하고 진도를 확~ 나가는 게 다반사였다.
그걸 빗대어 손과 몸의 동작은 계속하면서 던진 말이다. 그렇게 1막 1장을 완결 짓고 씻고 와서 다시 목적지를
향해 간다. 그날도 그렇게 한참 열을 올리다가 그녀를 안은 채 그랬던 것이다.
   '난 더러운 놈이야! ' 라고.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그녀에게 설명했다.
   '매번 씻지도 않고 당신과 이러잖아! 그러니까 더러운 놈이지.'
   '당신도 맞장구치니 더러운 년이네. 다음엔 더러운 연놈을 졸업하자고.'
그런데 이번에도 졸업을 못했다. 졸업은 언제 하려나!
서로 인정하면 좀 더러우면 어쩌랴!
언제나 룸에 비치된 수건 외에 두 장은 더 챙김에도, 더구나 처음은 수건을 쓰지도 않고, 진도 나가는데 늘 수
건이 부족하다. 너무 자주 씻는 것 같다. 그러면 더럽진 않은 것일 텐데. 시작은 언제나 더럽게 한다.
더러운 놈 인제 그만두어야겠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이성보다 감성에 좌우된 적이 더 많았다.
지금은 더구나 감성시대가 아닌가? 어쩌란 말인가?



사진: 매조지 DB/ DC176 Friends & Couples - Cafe [친구와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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