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이니까 한 20년 된 이야기다. 지금 하는 일을 시작한 지 한 2년쯤 지난 어느 날. 난 동일로를 달리고 있었다. 한독약품 지하차도에서 군자교 쪽으로 아마, 장평교 근처를 지날 때였다.
내 차는 그레이스 6밴 이었다. 옆에 아내가 돌이 안된 아들을 안고 타고 있었다. 그땐, 그 후에도 그랬지만, 아내와 다니는 것이 좋아서 틈만 나면 아들과 아내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다. 사진도 찍어 주며.
싸이카가 옆에 붙더니 친한 척 아는 체를 한다. 긴 장화에 국빈 등을 에스코트하는 자들 말이다. 당시에 마장동에 있던 삼정 식품의 성북*노원 지사를 하고 있을 때다. 공장이 춘천에 있었는데 사장 김*삼 씨와 친분이 있고(친분이 있다는 것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거다. 사장의 처남이 전두환 시절 청와대 경호실에서 일을 본다고 시내 경찰서엔 제 집 드나들듯했으며 그때, 여러 번 내가 동행해서 안다. 경찰서 입초(立哨)가 용건을 물으면 "사무실 차야." 이러고 무사 통과했다.) 회사 차의 불법운행을 눈감아 주었다는 말이겠다. 이 친구 생면부지의 내게 조지처럼 다가와선
"삼정 식품 차네. 사장님 김*삼 씨는 잘 계시냐? "
"내가 춘천에 근무하다 얼마 전에 서울로 왔는데 그때 친하게 지냈다."라는 둥하며 사뭇 반말이다.
웃겼다. 나이는 어렸고(? :31살) 사회 경험은 일천(짧았지만)했지만 이런 꼴은 못 봐 주지. 웃으며 그랬다. 명확하게 반말로
"아! 그래 우리 사장 잘 있어! 내 누구라고 알려주면 가서 전할 께"
이 자식~~ 머쓱해서 액셀을 밟으며 멀어져 갔다. 아내는 경찰만 봐도 주눅이 드는 여자였는데 그것도 시경기동대 소속 배불뚝이 오토바이 모는 자에게 그랬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4583294
2006/0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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