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딸이 온다.
무서운 딸이 온다.
목요일에 딸이 '돌아온 장고처럼' 집에 온다.
내일모레면, 학기말시험 끝내고 방학하여 집에 온다.
아빠를 자기 수족처럼 부리는 것이 무섭고, 무엇인가를 시켰다가 잘못하면, 그것도 못한다고 난리이다. 심지어 영어 발음이 틀렸다든지, 또는 발음이 나쁘다고 구박한다. 하기야, 수업 중에 교수님의 해석이 틀렸고, 질이 떨어져 시간이 아깝다고 난리이다. 영어는 EBS 방송을 이용하여 따로 공부한단다.
어느덧 나도 자동차 타고 이동할 때는 104.5 헤르츠를 듣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딸은 이렇게 무섭다. 난 요즈음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귀찮다고 집에 가끔 들락거리는데, 딸이 오면, 계속 그럴 수 있을까?
한동안 딸과 나는 서로 심하게(?) 욕을 하며 낄낄거렸었다.
운전하는 중에 라디오에서(프로그램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화가 이중섭을 말하면서 그에 얽힌 일화를 말했는데, 그야말로 독특하여 기억에 남았다. 집에 들어가서 딸에게 말했다.
“민아, 화가 이중섭 알지?”
“예”
“좀 전에 들은 건데, 이중섭은 생전에 욕을 안 했단다. 그가 한 최고로 심한 욕이 <독특하네>란다. 대단하지?”
“그렇네요, 근데, 아빠도 독특하실 때가 잦잖아요”
“...”
그 뒤로 서로 어긋나거나 못마땅한 것이 있으면 앞다투어 “독~특~하네~”를 매섭게 퍼부었다. 욕 문화가 슬그머니 사라진 것은 딸과 덜그럭거림 없이 사이가 매끈했다는 것인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터이다. 딸이 오면 잊고 있던 ‘독특(獨特)하네!’ 놀이를 다시 시작해야 하겠다.
* '국회의원'이 이 시대에 가장 더러운 욕이란다.
* 관련 속담
01. 욕을 벌다
02. 욕은 욕으로 갚고 은혜는 은혜로 갚는다.
03. 떡으로 치면 떡으로 치고 돌로 치면 돌로 친다.
04. 욕이 금인 줄 알아라!
05. 욕이 사랑
06. 욕을 들어도 당감투 쓴 놈한테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