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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M)스트리트/돈

◆ 5,000원

60년대 후반이었다. 5학년 때 기억 같다. 1966년이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문가 성을 가진 한두 살 많은 아이가 있었는데

무당집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네 아이들과 몰려 놀던 중 정확한 놀이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지금으로 치면 아마, hurdle 놀이쯤 될 거다.

놀이 방법이 술래가 처음엔 앉아있고 놀이에 참가한 아이들이

하나씩 넘고 다음 단계엔 발목을 잡고 엎드리면 순서대로 넘고

다음엔 무릎을 잡고 엎드리고 이렇게 순차적으로 단계를 높여 나가

나중에는 일어서서 목만 숙이는 단계까지 가는 거였다.

 아마 무릎쯤의 단계에서 술래인 내가 장난기가 발동해

넘는 순간에 몸을 살~짝 낮춰 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

그런데 사건이 나도 크게 난 거다.

놈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손이 자연스레 땅을 짚었는데

그만 손목이 180도로 돌아가서

손등이 있어야 할 자리에 손바닥이 있었다.

 당시에 금호동은 1,2,3,4가 가 있었는데 금호극장을

깃점으로 로타리 쪽에는 김 외과가 있었고 반대편인

금남시장 쪽인 4가 방향엔 최 내과가 있었다.

 내과, 외과의 구분보다 문 某를 데리고 거리가 가까운

최 내과로 무작정 내달려 응급처치 절차를 밟은 거였다.

손바닥이 손 등이 되고 손 등이 손바닥이 된 것을 보고 놀랐는데

더구나 그게 나의 장난 탓이니 지금 생각해도 뜨악한데

그때, 11살 어린 나이에 크게 놀랐을 것은 자명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X-RAY가 일반화 되지 않았을 때라 촬영비만 자그마치 5,000원 이랬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오신 어머니에 의해서 의사와 병원관계자들은

'어린애의 말만 듣고 무조건 X-RAY등을 찍고 의료행위를 한 것이 잘못이라는

어머니의 논리로 의사와 병원관계자는 혼이 나고

약간의 응급치료비만 청구하고 끝내 X-RAY비는 물리질 못했다.

어린이 신문 한 달 분이 40원이었고

지금 1,000원 하는 튀각(양도 훨씬 적다.)이 5원 남짓하고

버스나 전차가 2원 30전 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하나 더 붙이면 아이스케키가 1원에 두 개였고..

만화가 1원에 5~6권을 보던 시절의 이야기다.


결국은 뼈 접골에 가서 손쉽게(?) 치료가 되었다.

잊지 못하는 것은 나보다 8살이 많은 둘째 누나는 이미 철이 났으니

5,000원이란 돈의 무게를 실감했었는가 보다.

어머니를 비롯한 식구들이 병원으로 달려가고 집에 온 나는

누나의 울부짖음과 함께 비짜루로
뒈지게 맞았다.

누나의 비짜루질과 울부짖음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그러고도 10년은 더 지나서였다.


글: 매조지  그림:D/부자방/에이훠에이/Catalog 22/13 Sports and Recreation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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