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돌마낫적~땅보탬/국어 및 어학

◆ 한자 공부 잘 하는 법 하나, 먼저 헌 책방으로 달려 가라. 그리고 중학교 과정의 한문 책을 모두 사라. 그야말로 헐 값이다. 중학교 과정은 학교마다 출판사가 다른 것을 쓰고 있기도 하다. 몇 종류 안 되니까 다 사면 더욱 좋다. 돈이 남으면 고등학교 과정의 한문 책을 사라. 고1, 고2. 둘로만 나눠져 있을 뿐 이니까 중학교 과정보다 돈이 덜 든다. 그리고 손 가까이 두고 기회 나는 대로 써 보라. 한문이라고 생긴 것은 아는 것 모르는 것 구별말고 쓰고 또 쓰라. 아는 것은 글씨 연습하느라고 한 번 더 쓰고 모르는 것은 그야말로 알기 위해 또 쓴다. 두울, 살다보면(권진경의 노래가 생각난다)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든 무료한 시간이 생길 때가 있다. 신문 쪼가리 같은 데에 있는 한문 등을 마구 써 보라.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 더보기
* 불혹 사십 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스러진다 해도 아쉬움 하나, 없을 것 같다. 어려운 것에 대해서도 알듯 모를 듯한 감이 서리는 나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세상사 대부분을 겪었을 것 같은 나이. 이제까지 있었던 일의 복습으로서만 남은 생명이 의미 있을 것 같은 나이. 언제든, 어떤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신선함을 가꿀 수 없다면 이제 스러진다 해도 여한이 없으리. 더 살고 싶으면 이루지 못한 일을 다시 시작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 더보기
* 벽제 벽제에서 - 사랑하는 당신을 보내고 멀리 떠났던 사람도 다시 돌아오는 설날에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사랑하는 당신. 사랑하는 현수와 사랑하는 현민일 외롭고 쓸쓸한 아이로 남겨두고 떠난 나쁜 엄마요 나쁜 마누라요 나쁜 며느리요. 당신의 병이 깊어 가던 십이월 즈음에 끈질기게 AUDIO에 집착한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던가! 현실 도피의 방편이었던가!! 이제는, 아무 쓸모 없어진 숯가루, 호두, 잣, 땅콩 영지버섯, 현미와 현미 찹쌀, 콩과 팥, 건강에 관한 책들, 헌혈증 31매. 아침 일곱 점. 현민이 일어나 눈물 글썽이며 "아빠, 이젠 울지 마세요" 할머닌 성당에 가시고 때맞추어 눈 뜬 현수도 눈물이 그렁그렁. 엊저녁 "엄마..," 잠꼬대하던 아들아! 행여 아빠 마음 상할까 낮엔 "엄만 하늘나라.. 더보기
* 아무것도 아닌 것 아무것도 아닌 것 1 아무것도 아니다. 오곡이 익지 못한 여름일 뿐이다. 덥지 않은 여름. 여름답지 않은 여름 땀 흘리지 못해 찌르르한 맥주 맛과 삶의 맛을 잃어버린 여름. 2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아무것으로 만들려는 노력.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아무것으로 만들려는 과정.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아무것으로 만들고 마는 집념.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아무것으로 만들고자 생명 다하는 날까지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삶의 참모습이고 인생의 본질이 아니런가? 3. 아무것도 아니다 여름답지 않은 여름이 가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니다 사랑하는 마누라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을 뿐. 사랑하는 현수와 사랑하는 현민 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니다. 맥주 대신 독한 양주와 淸河를 친할 계절이 오고 있을.. 더보기
* 성묘 다녀오는 길 성묘 누군지도 모르고 절하고 누군지도 모르고 절받고 매양 묻고 매번 잊어뿌리고 조상님에 대한 소홀함이여! 종손은 아니지만 머쓱 한기라. 백 년 저쪽에 누운 이나 엊그제 이쪽에 누운 이나 황토에 범벅되기는 매-일반 아닌감? 마른 가랑잎을 밟으며 산소 가는 길에 그냥 눕고 싶다. 일기 따뜻해 진창에 車와 구두와 마음이 푹푹 빠지는 중사태 가는 길에 무거운 눈꺼풀 치뜨려 말고 그냥 한잠 푹 자듯 풀잎 눕듯 눕고 싶다.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유행가 가락 한 소절에도 코가 찡함은 다 식은 가슴에 아직도 치열하게 삶을 이어 갈 에너지가 남아 있는가 보다. 군에 입대하던 날 혈육의 정을 극명하게 보이셨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늘 같이 한다. 세상을 잠시 떠나 죽은 이들과 함께하는 의미란.., 1994년 2월 20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