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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대 흐름(時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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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밤중에 전화가 온다.

             가린 눈이 드러낸 조개의 적나라한 모습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심리학 운운할 것도 없이 
            여성의, 인간의 욕망을 잘 드러낸 그림이다. 아니, 인간의 속성을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연달아 두, 세 번 이어서이다.
오늘은,
한 번 오고 곧이어 오진 않았지만, 이 글을 쓰는 동안 올지도 모르겠다.

밤에 따로 할 일도 없고, 담배도 안 피우니, (요즈음 사무실에선 계속 피운다. 지난 10년 동안 태운 담배를 한 달 동안에 다 피운듯싶다.) 그래도, 집에서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은 순전하게 딸의 성화와 게으름 때문이다. 밖에 나가서 또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태우는 타협은 하기 싫거든.) 더욱 할 일이 없겠다. 01:30 분이 넘어 혼자 술판을 벌이며 컴을 하고 있었다. 내일 거래할 종목을 선정하고, 뉴스를 보고, 그러던 중이었다.

새벽에 전화 올 곳이 없지만, 벨이 울리니 심심하던 차에 그리 나쁘지도 않았다.
그러면 뭐하나? 아무런 대꾸가 없는 것을.
  "전화를 하고 아무 말을 안 할 것 같으면 뭐하러 전화를 합니까?"
점잖게 응대를 한다. 점잖게 응대한다는 것은 앞에서 밝혔듯 내가 할 일이 없다든가, 또는 외롭다던가? 따위의 반증이리라.

             조개는 언제나 맛있다. 그중에서도 부챗살마루가 있는 '가리비'가 더욱 당긴다.
           가리빈 수심 40m 아래의 모래나 자갈밭에 산단다. 그 깊은 곳에서 내 혀를 느끼려 
                                    오는 가리비가 새삼스럽게 기특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신내동 건영 아파트에 사는 몇 번인가 살을 섞었던 아낙에게 전화가 왔지만,
늘 그렇듯 모른 체하고 했었다. 정말로 아랫도리가 급하면 손오공을 빌리는 것이 낫지
말이 통하지 않는 여자와 에스이엑스를 하고 싶진 않거든.
예전에 19금 동영상에서 여자 인형을 안고 에스이엑스를 하는 것을 봤는데, 시체와 그 짓 하는 시간(屍姦)처럼 생명 없는 것과 그러는 족속은 정신이 온전치 않으리란 생각이 앞선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아 서둘러 화면을 지웠던 기억이 있다.

잘못 걸려온 전화 같으면, 오랫동안 들고 반응을 보진 않으리라.
누굴까?
가끔 궁금하기도 하지만, 굳이 궁금해할 이유도 없다.
어차피, 상대를 모르는데, 전화하고도 할 말이 없거나 못하는 이는 또 누구인가?

매조지를 흠모하는 여성?
그럴지도 모르지. 하하하
전화를 받고 싶다. 찐한 이야기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길 툭 터놓고 말할 대상이면 더욱 좋겠다. 전화하고도 말 못하는 이는 어떤 사람일까?
그건 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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