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아아아!!!
작성자 매조지 (prop2047)
번호 752
작성일 2003-07-26 오전 2:41:17
잠들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 것도 병이지만, (불면증과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 나는 잠을 못 자고 있다. 오늘 21:00경. 고속도로도 아닌데 망우리 근처에서 결국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이고 말았다. 납품처를 코앞에 두고 너무 너무 졸렸다. 이젠 정말 나일 먹는가 보다. 아니, 나이 먹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가 보다.
내려앉는 눈꺼풀을 달래며 발목을 만지고 있다. '발목과 생명의 상관관계와 그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처신했을까??'라는 자문과 평소의 나라면 그랬을 확률이 많지만 멀찍이 떨어져 듣는 지금의 나라면 차라리 모른 체했을 것 같다. 행동에서 조건반사와 충분한 사고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이 일치할 수 없긴 하겠다.
안타깝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뉴스가 우리의 주변에 있지만 두 발목을 잘린 그의 불행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가슴이 아프다. 아! 그의 WIFE와 자식들과 주변 사람들이 느낄 처참함과 비교할 수 없지만 나도 너무 가슴이 아프다. 종일 일을 하면서도 그의 생각이 났다. 차라리 전쟁터에서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그런 상황이라면 내장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도 이리 가슴 아프진 않을 텐데..
아이를 구하고 두 발목을 잃은 사람의 상황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방송에서는 구해준 아이는 종적을 감췄다고 하지만 그 아이와 그 부모의 처지에서도 섣불리(?) 나서기에는 말할 수 없는 부담이 있으리라. 그들이 평생 안고 갈 죄책감과 아픔은 또 얼마나 크랴.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인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안전사고를 줄이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시스템화되어야 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교육은 잘난 정치꾼을 만드는 것이 아닌 대표가 아니라도, 반장이 아니라도 '오직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렇게 자라도록 유도해야 한다.'라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쉬이 잊겠지만, 그와 그의 가족들이 지고 가야 할 짐이 너무 무겁다.
가슴이 메어진다. 직장에서 평소에 성실했고 어떻고 그런 식의 보도는 안 했으면 싶다. 오히려 그를 욕되게 하는 일일 수도 있다. 이건 물론 덧붙일 필요가 없는 사족이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불분명하게 하는 것이긴 하지만 괜한 반감이 들어 하는 말이다.
남의 생명과 나의 두 발목.
나라면 바꾸지 못한다. 적어도 이성으로는 그렇다. 조건반사적인 행동과 감성으로는 그 상황에서 나도 장담을 못 하겠지만.., 이런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하지 않을 날이 있으면 좋겠다.
글:매조지 그림:D(만물창고)/Data Craft/DC004 Flame & Water [불꽃, 물]/[불꽃, 물] 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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