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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은밀한 방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02

사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의 한 장면.

2006년 8월 17일 목요일, 18시 38분 43초   

일주일이 넘도록
나는 일손을 놓고 있었다.
바쁜척 거들먹 거리면서 할일은 다 재꼈네.
그러다  어제 저녁 발동이 걸렸다.
독촉에 못 이겨
밤을 꼬박 세웠네. 

이른 새벽 당신의 문자를 받고
답장을 쓰다 지우고 또 쓰다  지우고 ..........
더런 놈의 생각 때문에
띄울 수가 없었다우..
이럼
당신이 더 힘들어 진다고 .
이제 잠이 들지 모른다.
한시간이라도 편히 자게 내버려두자 .....
그것이  복잡한 내 생각....... 

그러고는
미친듯 미싱을 굴렸다 .
이제 이 일을 그만하리라 했는데.........
원래
나의 계획은 47세까지만 바느질하고 
이후는 하청을 주는걸 목표로 했었는데.......
사람은
계획에 맞추어지는건 거의 없나보다. 

복잡하고
힘들때 나는 죽을 것 처럼  일을한다.
그래서  적당한 스트레스 해소와  해 냈다는  자만감으로  내일을 연다.
어쩜 그것조차도  당신이랑 너무 닮아서
나는  동질감을 느끼며 끌려가는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허울 속에 집어 넣으면서.
우린 만나서는 안될거야................ 절대로     ...........이것도  내 생각. 

깔끔히 마무리하고 돌아서니 4시 20분이었다.
당신은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궁금한 당신의 글을 뒤로하고
뜨거운 욕탕 물이 그리워 대문을 열고 나왔다 .

아!!!!
아침 바람은 참으로 시원했다.
그래 사람은  이 바람을 맞으며 살아야한다.
8월의 말미는  언제나 더위를 꺾었지.
비가 오려나  예사로운 바람결은 아니다. 

대청소가 끝난 목욕탕은  너무 맘에 들었다.
노인네  두어명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한사람은 물을 낭비한다고 .....  심보가 더럽다고
또 한사람은 돈 주고 왔는데 니가 왠 간섭이냐는 표정으로.....
안면있는 분이라 열내는 노인네 얼굴보고   미소 보냈다  동감의 뜻으로.......

뜨거운 물속 내내 졸음과  매 조 지(원문에는 실명이 있다.) 

당신 생각이었다 . 더럽게도 .......미안!!

당신을 만나고
오래된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찾아 두번씩 보고
오늘은
가시나무새 4부작중 1.2부를 두번씩  봤다 .
반쯤은 졸면서.........        그리고 두어시간 자고 났더니  또 밤이 오네....
시간은 그냥 잘도 흐른다.
죄를 짓고 살수는 없나보다.
당신에게 고통을 줘서 벌을 받고.......
시댁에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나보다 내가......

일주일 이상  소화 불량으로 고생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딸래미는  병원 가자고 보채고....
나는
다 알 수 있으니 그냥 저냥 지낸다 ...
그리고 당신한테  이렇게 푸념들을 내 놓고나면
한결  수월하리라  그런 기대로  마구 지껄이고 있다.
당신은 날 이해하고 가만히 덮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아니면 어쩌나???? 
그냥 넘어 가 봅시다  우리......... 

내가  가슴을 두드리며
방관 하듯 .......
당신도  피식  웃으면서 넘어 갈 수 있음을  나는 안다.........
.................
......................
..............................

......................................     맞지??????
악수 한번 할까????  우린 닮은 꼴 인것 같아서.............   더럽지?  이 놈의 세상 그래도 살아 볼만 한가??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하 메디슨)가 함축한 뜻은 40대 이후의 사람들, 특히 여성에게 많은 이의 공감을 받아 왔다. 수년 전에 나도 영화 속의 두 주인공 같은 사랑을 했던 적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녀 생각이 났다. 언제든 전화할 수 있지만, 그녀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 메디슨의 주인공은 죽어서 화장한 가루로 메디슨에서 서로 만나지만, 우리는 아직 펄펄하게 살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달에 멀리 아랫지방에서 올라온 다른 그녀와 2박 3일을 같이 보냈다.
메디슨의 주인공이나 앞서 말한 그녀처럼 절절한 사랑을 하는 관계는 아니었다. 그녀를 안고 운전하면서 메디슨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그녀도 메릴 스트립이 분한 프란체스카처럼 '숨 쉬는 간격이 길다고 느껴 질만큼 당신이 보고 싶어요.'라는 심정이 아닌 것도 안다. 하지만, 많은 중년 여성이 프란체스카가 유언으로 남긴 <내 인생의 전부는 가족을 위해 바쳤으니 죽은 후에는 로버트에게 바치고 싶다. 화장해다오~~>라는 심정에 깊은 동감을 할 것이다.
로버트와 프란체스카 같은 사랑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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