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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탈퇴의 변

* 지난 4월 28일 가입했으니까 오늘로 꼭 5개월이 지났습니다. 
 만나고 헤어짐을 나타내는 말은 많고도 많은데 그 중의 무거운 것을 쓴다면, 人生朝露 (인생조로: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인생 자체가 그런데, 카페에서 보낸 5개월은 티끌만도 못한 찰나이겠지요. 하지만 지난 5개월 동안 카페에서 퍼질러 놀은 내게는 유의미한 기간이었습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살면서도 카페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기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솔로 카페에 가입하여 장기간(?) 지지고 볶으며 즐긴 것은 특별한 경우였습니다. 

  카페에 가입하게 된 동기는 블로그 활동을 통해 알게 되어 5~6년 동안 문자와 전화로만 소통한 여성의 고충을 해결해 주려는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민님께는 전화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카페 회원 중의 한 분이 5년쯤 전에 그 여성에게 1,000만원을 빌리고 10~30만원씩 5년에 걸쳐 200만원을 갚고, 800만원을 갚을 생각을 안 한답디다. 전화나 문자를 무시하며 모르는 체하면서 중형차(제네시스)를 현금 주고 샀다고 사진을 여러 카페에 올리며 자랑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개하여 돈 받아 주려고 그가 가입한 카페마다 가입하게 된 것입니다. 아래는 지난 10월 15일 그 사람에게 보낸 문자 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말일까지미뤘다는데정확한 날짜를 정하여 **씨에게통보하시기바랍니다.쪽지도읽지않고씹으신다고요.이미당신에관한정보를관련자1인에게상세하게제보했습니다.고급차끌고번개도나가시고연수입이억대가된다는양반이부녀자의돈빌리고갚는시늉만하면서차살때빌려준돈포기한다느니2천만원넘으면바로구속이라느니양심에걸려어찌다른사람에게그런말을할수있나요. **씨에게민형사로대응한다는언질도받았고법이안되면다른수도생각해야겠지요>

결국, 두 달이 못 되어 돈을 다 받아줬습니다.
 '이자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묻는 내게 '원금 받은 것도 다행이다. 그만 하자. '라기에 접고
말았습니다. 그때, 목적을 달성했으니 카페활동을 그만둘 생각이는데, 동병상련 처지의 다른 분의 글을 꼼꼼하게 읽다 보니까 그만 정이 들고 말던 겁니다. 모레인 9월 30일까지 활동하고 연말까지 쉬다가 다시 들를 생각에 한 줄 출석인사란 등에 공지했었던 것은 탈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였을 것입니다. 며칠을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탈퇴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내 인생에서 이루어야 할 개인적인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 있어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여인이 부산에서 올라와서 만나기를 청해도 만나지 않던 것이 작년 일이었습니다. 봄으로 미뤘다가 2월에 밤을 같이 새우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올해는 5~6년 동안 얼굴 한 번 안 보고 교유횄던 여성 3분과 광주에 사는 남성 한 분이 찾아와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가까이 지내고 장래까지 깊게 생각하는 사람도 그중의 한 사람입니다. 
 난 7~8년 동안, 집 가까이 찾아오는 분만 만나고 나가서 만나지 않은 것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스스로 절제하고 금욕하며 최소한의 만남만 가졌었는데, 내가 정한 원칙을 깬 해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우리가 처음 알게 된 5~6년 전에 가까워졌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말을 몇 번 하던데, 요즈음엔 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평생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행복클럽의 회원 자격은 자동 소멸하겠지요. 
 
 
학교 동호회의 동료 교사들과 영화를 보는 중에 문득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전화를 받은 게 오후에 가까운 산에 갔을 때였습니다. 탈퇴를 결정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못난 나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녀에게 더 잘해 줘야겠단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 잡는 것을 느낍니다. 
 
 좋은 카페를 운영하여 많은 회원에게 좋은 놀이터를 만들어 주신 카페지기 유민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슴을 올립니다.
저는 9월 30일 자정에 탈퇴하겠습니다. 그동안 아껴주신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제게 쪽지와 전화와 만남으로 짧고 엷은 인연이나마 맺어 주신 십여 분의 여성께 새삼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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