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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시체 농장


갑자기 말을 잃었다.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플에 엄한 잡소릴 늘어놓고 있으면서도 늘 뒤통수에선 뭔가가 주시하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플에 이런저런 이야기 보따릴 끌러놓는 것에 대해 가끔 '뭔 짓을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며칠 움찔하다 다시 발걸음을 떼기도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의 발걸음 마냥.


눈이 내리는 토요일.

아무런 감흥도 생각도 없이 나가다 말고 다시 들어 와 하룰 개갰다.


종일 다큐멘터리를 봤다.

시체농장1, 2부/ 모래의 바다 테네레 1,2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연 상태에서 (곤충과 새 등이 파먹고 부패한 다음에) 뼈만 남게 된다.
남은 뼈는 생전에 키, 몸무게 등의 자료를 복원할 수 있는 자료로 보존된다.
갈비뼈, 팔, 다리 등의 각 부분의 뼈를 일일이 치수를 재어
표준화 시키는 작업을 이름이다.

시체 농장은 테네시 대학의 로빈밀러 박사가 주관하는 데 시신을 자연상태에서 부패하여가는 과정을 조사함으로써 사망시기를 추정할 수 있단다. 내가 본 다큐는 31구의 시체를 자연에 여기저기 늘어 놓고 옷을 입은 시체와 나체인 시체의 부패속도는 같은지? 부패에 관여하는 곤충의 종류와 활동행태 등을 조사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단다.

예를 들면,

시체에 가장 먼저 꼬이는 금파리는 3km 밖에서도 시체의 냄새를 맡는단다. 파리가 알을 낳고 유충이 되려면 14일 정도 걸리는데 구더기가시체의

단백질, 즉 살을 파먹는 과정도 고대로 공개된다. 파리 한 마리는 1,000개 정도의 알을 낳고 한 시간 정도면 부화한다.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을 보

면서 사후의 시체 처리 문제를 골똘히 생각해 보게 되는 것도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겠다.

 장례 문제야 민족과 그 민족이 처한 자연환경과 사회적인 여건 - 개인의 가치관 등으로 풍장, 화장, 수장, 매장, 수목장 등의 다양한 형태를 띄는

것이지만 생물에서 무생물로의 변환은 때론 순식간에 이뤄지고... 


 

아!

살아있다는 것은,

살고 있다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것은


파리

 

저 작은 파리야

여름날 네 노는 것을

無心한 내 손이 쓸어 버렸구나

나는 너 같은

파리가 아니냐

아니면

네가 나 같은 사람이 아니냐

그 어떤 앞 못 보는 손이

내 나래를 쓸어 내는 날까지 나도

춤추고 마시고 노래 부를지니

생각함이 삶이고

힘이고 숨결이라면

죽음이라면...

그렇다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는 행복한 파리

 

- William Blake-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이에 있는 백발의 노인이 자연 부패하는 과정도 있다. 그분의 의지로 자신의 시체를
기증하였다는 것이다. 무연고인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이 어떤지를 뻔히 알면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 선택한다는' 메시지에 고개 숙인다.


 

생각함이 삶이고

힘이고 숨결이라면

죽음이라면...

                                        

관파리란 놈은 매장된 시신의 관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고 한다.

 

                                                                                                                        2007/01/07


글:매조지   그림:곰플레이어의 공개다큐 시체농장의 영상 Capture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5243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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