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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poses problems.

 'Adjusting to marriage sometimes poses problems.' <비바리는 말똥만 보아도 웃는다.>는 폴더에 졸며 쓴 글의 첫 문장이다. poses problems는 문제 있는 자세, 즉 위태로운 모습을 나타낸다. 강화를 가야 하는데 왕복하려면 돌아오는 시간이 22:00 시도 넘어야 할 것 같아 새벽에 나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내일로 미루고 일찍 들어왔었다. 19시나 되었나? 간단하게 <비바리~>에 위에 글 하나 올리고 곧 잔다는 것이 19시에서~22:00까지 컴 앞에서 마냥 졸았다. 한 일은 저 글 하나 올린 것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도 아닌데 두 시간도 안 자고 밤. 낮으로 땀을 비 오듯 쏟는 일(?)을 하고 낮엔 모임에서 술 마시고, 먼 거릴 운전하고 들어와선 다시 한 시간 자고 나가서 새벽에 06:30분까지 일을 보고 왔으니 어찌 졸리지 않을까?

결국, 온종일 변동성이 딱 두 번만 있었던 **6634를 아침에 20분 정도 잠이 드는 바람에 장 막판 변동분만 먹을 수 있었다. 아침에 졸지 않았으면 얻었을 수익의 딱 반이다. 비싼 (의도하지 않았던) 토막잠을 잔 결과다. 22시가 조금 넘어 무조건 불 끄고 잠을 청했다. 언제든 그렇지만 누우면 쉬이 잠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꿈이었다. 영하가 잘 생긴 외모를 뽐내며 웃고 있었다. 죽은 지 26년이 지났건만 그가 꿈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전에 한 번쯤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종사촌 중에 영성 이와 영하와 난 같은 학년이었다. 나이가 둘이 나보다 한 살씩 많았지만, 그냥 편한 친구였다. 중 3때 다섯째 이모 댁인 영성이네 가서 동네 애들 사귀어 논두렁 귀퉁머리논-물 물 덤벙 술 덤벙 꼴로 날뛰며 퍼내어 잡은 미꾸라지로 종원이 누나가 끓여준 추어탕을 안주로 들이켠 막걸리는 아직도 침이 절로 돈다. 깜깜한 밤에 여학생들 집에 가서 치던 (손목 때리기) 뽕 화투의 맛은 얼마나 좋았던고! 아직도 그녀들의 살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내가 군에서 제대하고 대기업에 잠시 근무할 때 영하는 해병대를 마치고 직장에 근무했는데 직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그가 있었으면 나도 덜 외로웠을 거란 생각을 가끔 하기도 했었지. 그런 그가 저만치 벽 쪽에 웃으며 서 있다. 내가 반갑게 반기며 손을 내미니 손을 마주 뻗는다. 따뜻한 손을 마주 잡고 몇 마디 주고받는데 손목 위에 부분은 없고 손만 내가 잡고 흔들고 있다. 나중에는 손목 부분이 반대쪽에 있어야 하는데 내 쪽에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전혀 개의치 않고 반가워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눈도 못 뜬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다. 순익 이와 성모가 만나 술을 마시다 또 내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단다. 지척에 사는 둘이 만나 술을 마시다 한 번 보자고 전화를 바꿔주고 난리를 친 게 지난 달이었다. 서로 일정을 못 맞춰 미루던 중이었다.

 '전성모'

 이름은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데 그의 성격이나 다른 어떤 것도 기억이 나진 않는다. 그냥 이름은 대번에 알아먹었다. 1968년인가? 71년 이후인가로 만난 적이 없는 친구다. 지금은 대교건설인가에 근무한단다. 거슴츠레한 눈으로 전활 받던 나도 통화가 길어지면서 자연적으로 말똥거리게 됐다. 내일 저녁 당장 만나잔다. 이번주부터 시작한 일 때문에 토요일 아니면 술자린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 꾼다. 술 한잔해서 그런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연락을 한 상태에서 반가운 마음만 앞서서 그런지. "하는 일은 잘돼?" 중언부언(重言復言), 한 말을 서너 번씩 되풀이한다. 그래도 전혀 짜증스럽지 않다. 아직도, 친구가 찾으면 술잔을 먼저 찾을 수 있는 마음은 식지않았다. 그리고, 그네들이 나를 생각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상한 일인가?


 아침처럼 場을 살피는 것이 돈만 본다면 백번 옳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비싼 잠을 잤고 천만 원 단위의 점심을 먹은 적도 있었다. 언제나 내 생각은 옳은 적이 많았다. 그리고 앞으로 수십억의 부자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예전처럼 돈을 초월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 같아서는 몇 백억을 가지게 돼도 아침에 이 일을 하고 싶을 정도다. 그땐 그에 걸맞는 아침 일을 찾긴 해야 하겠지만, 정문술 선배처럼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다시 잠을 청하면 금방 잘 것 같지도 않다. 토요일과 오늘 연이어 꾸는 악몽 탓이다. 아들이 군대에 있는 탓이다. 잠시 심란해 03시까진 나가야 하는데 또 잠을 설친다.


전화를 끊고 그제야 군에 있는 현♡ 생각에 지난 토요일에 이어 두 번째 시체와 잘린 손목이 나타난 꿈을 꾼 게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며 잠시 불안해진다. 인간사회에서 동료를, 또라이라 칭하는 반사회적인 인간을 만나지 않는 것은 얼마큼 큰 행운인가? 특히 군대에서.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데, 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거대한 그러나 연기 같은 형체의 귀신이 떼로 나타나 괴롭히는 꿈을 꾸며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 공포를 맛보는 꿈으로 가위눌려도 전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자식을 군(軍)에 보냈기 때문인가 보다. 며칠 있으면 100일 휴가를 나오는데 내일이 딱 4개월, 120일 째다. 이젠 어느 정도 군인의 태가 잡혀 있을 아들이 보고 싶다. 아들은 얼마나 하루가 여삼추(如三秋) 같을까? 전방엔 인원이 부족했고 군대 행정이란 것이 먼저 찾아 먹는 놈이 장땡인 시절과는 다르겠지만, 톱니바퀴 맞듯 아귀가 꼭 맞을 수는 없는 일. 두어 번 연기가 되고 있다. 내일은 중대장에게 전화 한 번 넣어야겠다.


우리 속담에 '잠을 자야 꿈을 꾸지.'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결과를 얻으려면 그에 필요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왕성한 활동을 하려면 잠을 자야 할 텐데 또 잠을 설친다. '잠을 안 자야 악몽을 안 꾸지'인가?? 한 시간이라도 눈을 붙이긴 해야 하겠다. 하지만, 잠자는 것보다 깨어 있는 것은 피곤해도 좋다.



글:매조지     그림:G(만물창고)/매조지/이미지 01/Catalog 22/01 Concepts

200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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