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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M)스트리트/돈

◆ 5원

 

금호동 로터리에 금호국민학교가 있다.
일제의 잔재 어쩌고 해서 1996년 이후에 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우린 국민학교를 나왔으니 그리 쓰겠다.
학교 담 뒤쪽으로 금호시장이 있었는데, 아직도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은 근사한 건물을 지어서 현
대식 시장을 이웃에 지어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를 자주 봐 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선 규모의 경제가 커지면서 그런 경우가 흔해지지 않았지만.
5~6학년 때. 1967~1968년도에 점심때에 입맛이 없거나, 반찬이 더 필요할 때는 담을 넘어 시장에 가서 튀각을 사다 먹곤 했다. 그게 한 봉지에 5원이었다. 지금 한 봉지에 1,000원 하는 것보다 양이 많았고, 맛도 훨씬 좋았던 것 같다. 그때는 지금보다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못했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3원이었는지 5원이었는지 기억이 아련한데 만화방에서 우주와 천체를 다룬 천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만화책에 매우 흥미를 느껴 1원에 서너 권이상을 보던 시절에 3원인가 5원인가의 거금을 맡겨놓곤 단행본인 책을 며칠을 두고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쓰는 이 글자가 10pt 이다. 아마, 9pt 나 그 이하인 걸로 기억할 정도로 글씨가 작았다. 4학년 때쯤이니, 책을 읽는 속도나, 정독, 속독, 묵독(목독), 운독, 낭독, 순독, 음독 등의 기법을 알리가 만무했을 것이다. 더구나 어떤 학문이든, 일이든 그쪽에서 쓰이는 말을 알아먹는 것이 이해하는 속도와 깊은 연관이 있지 않은가! 천체 쪽의 용어는 지금도 낯설기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고생도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던 시절, 만홧가게 주인아줌마의 따가운 눈총이 아직도 뒤통수에 느껴진다. 그 책 한 권을 보려고 거의 한 주일 이상을 들러서 접어놓았던 부분부터 다시 보는데 만홧가게 주인 아줌마가 꽤 성가셔했던 것이 지금도 느껴진다. 거금을 미리 선급으로 주고 보는 지경인데도, 동류의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치들은 지금도 도처(곳곳)에 널려 있다.



2006/10/08




그림:D/보충대/초고해상도] 허블망원경으로 찍은 우주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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