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오는 비는 오더라도/ 한 사흘 왔으면 좋지.
이런 내용이 있던 詩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진위는 모르겠습니다.
억수로 비가 내리는 것에 장단 맞추어 Moby의 Temptation을
장장 20시간 정도를 계속 듣고 또 들었습니다.
노래 제목처럼 moby가 유혹을 하는 것인지 광란의 율동을
보이는 장대비가 유혹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래 지방에 있는
친구가 자기도 볼륨을 키워놓고 물 천지가 된 화면을 보면서 유혹을 당했다고 합니다.
아마, 전염이 되는가 봅니다.
아! 같은 생각과 같은 느낌이 든 사람이 같은 땅에 있음은 작은 즐거움입니다.
일전에 언급했던 설렁탕 집엔 주간과 야간에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네다섯 명 있습니다.
엊그제 한 동안 안 보이던 아줌마가 다시 왔습니다.
며칠 안 보인 것 같았는데 벌써 1년이 넘었다네요. 고향 집에 다녀온 것입니다.
집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 신수가 훤해졌더라고요. 집은,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악전고투하다 돌아와 서로 위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안락한 곳이지요. 누구나 그런 상황이라면 얼마나 용기백배하겠습니까?
이방에 우리 임들은 서로 끔찍하게 위해 주겠지요. 그러길 빕니다.
제 동생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왕이 되고 싶으면 아내를 왕비처럼 떠 받들라고..,'
거기엔 저도 전적으로 동조합니다.
실제로 그들은 늘 존대를 합니다. 5월이면 행복을 주제로 한
중앙 일간지에 전면으로 여러 차례 소개가 되고 TV에도 몇 번인가 소개가 됐던 것도
그런 태도로 생활하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감독 강우석이가 만들었다는 [좋은 아버지의 모임]의 간사도 여러 해 했고
그랬지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지 못한 나지만 그런 동생이 기특합니다.
아이들은 좀 다르겠지만 우린 연예인에겐 사뭇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화중지병(畵中之餠=그림의 떡) 이라고
설사 못 났더라도(그렇지도 않지만) 옆에 있는 내 짝꿍이 났다는 주의이니까.
다시 설렁탕 집으로 가 봅시다.
그집이 OPEN한 직후부터 거래를 했으니 13년이 넘었군요.
그때가 아마, 8년쯤 지났을 겁니다.
조금씩 친밀도가 높아지니 어느 날부터인가
너나 할 것 없이 노래방에 가자고 조르더라고요.
그걸 건성으로 들어넘겼는데 또 그러기에.
"좋아, 당장 가자!"
그랬더니, 좋다고 난리가 났어요.
야간에 근무교대하려고 왔던 아줌마들은 입을 쭈~욱 내밀고 서운해 했습니다.
그때, 주인 여자가 장사를 못해도 좋으니 다 데꾸 갖다 오랍디다.
무려 5년 이상을 그것도 거의 매번 조르는 것을 건성으로
"응 응"하다 '오우우우우케이'했으니..
그것도 일주일에 적으면 3일 많으면 6일을 들러 거래도 하고 밥도 먹고
지나는 길에 놀기도 하던 곳 이었으니.
저 여자도 안아주며 두어 시간을 아주 흐드러지게 놀다 왔습니다.
아줌마들 말마따나 꽃밭에서 놀다 왔지요
돌아오는 길에 아줌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 가끔 노래방에 오자고
꼬시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좋아, 5년에 한 번씩 노래방 가는 것으로 정하자!"라고
모두 뒤집어 졌습니다.
식당에 돌아와 여주인에게 아줌마들이 말하니 그것도 다행이라고 합디다.
이제 약속한 5년이 돼 갑니다.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 저 꽁생원도 아니고, 노래는 못해도
노는 곳에 분위기를 흐리진 않아요 하다못해 손뼉이라도 열심히 쳐 주는 스타일이고,
여자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 집은 한 달에 20kg 쌀을 70개 정도 소비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글:매조지 그림:D/에이훼에이/이미지 샘플 200종/Life & Music
2006/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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