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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은밀한 방

* 보지의 독백

                                                                        

입술을 세워 놓으니 보지 같은데 보지를 가로 놓으면 입술 같을까??



뮤지컬이나 영화는 늘 있다. 그쪽 세상도 많이 변했다. 옛날에 비해 배고픔도 덜 하고,
일부는 배부르기도 하단다. 미장원에서 자주 마주치는 '광 파는 순' 이가 있다.
미장원에서 죽~치는 여자치고 바른 생활하는 여잔 없다고 단정 짓는 내 의식이 문제일 수 있다.
'바른 생활은 뭔데?' 스스로 묻기도 한다. 53세다.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게 무언데? 그런 관점에선 이런 표현은 잘못됐다.
그냥 습관적으로 쓸 뿐이다. 궁극적으로 보면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잘 빠졌다.
자주 본 지는 오래되었지만 한 줄 대사라도 주고받은 것은 이달 들어서다.
엊그제 CCTV를 설치하는 작업 중에 그녀에게 뭘 집어달라고 했다.
난 위에 있었고 그녀는 아래에서 집어주는데, 봐 줄 만한 가슴이 다 보였다.
그녀에게 짓궂게 굴었다.

" 다 안 봤어요"
그녀가 물었다. 
 "뭘요?"
내가 말했다.
"가슴"

다음 답은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웃었던가? 어쨌든 놀라지 않는다. 놀랜 척도 안 한다.
당연하다. 우리가 애인가? 가슴이나 보지가 뭐 다른 말인가? 
 '보지의 독백'이라고 바꿀 수 있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라는 연극이 공연되고 있다.
다수의 공짜 표를 남발하곤 소수 유료고객이 그 부분까지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많이 개선되었겠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이건 현재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순전하게 추측일 뿐이다. 게을러서 알아보고 싶지는 않다.)
그렇기에 관람료가 상당히 비싼 수준인데 이건 상대적으로 싸다.
버자이너 석이 \30,000 모놀로그 석이 \20,000이다. 역시 보지가 비싸긴 비싸다.
게다가 인터파크를 활용하면 20% D.C도 해 준다.
VIP석과 R석이 주말에 100,000원을 넘겼던 '맘마미아'에 비하면 헐값이다.
'S나 A석이면 어떻고 B석이면 또 어떤가?'라고 예전에는 말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다. 세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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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나와 에스이엑스를 한 여자가 *순 이에 관해 시시콜콜 이야길 했다.
늙은 놈하고 살면서(타낸 돈으로) 돈 장살 하면서 애인을 서, 너 명 두고 있단다.
자기가 그녀보다 미모가 못해서 그런지 자꾸 그녀에 관한 이야길 늘어놓는다.
그게 나와 뭔 상관인감?
그런데도 인간은 참 못된 존재다. 광순이가 별로 좋게 생각되지 않았었다.
이런 나의 의식이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골프가 어쩌고 한다. 내가 말했다.
75년도에 체육사를 운영했는데 그때의 테니스가 지금의 골프와 같은 정도였고
야마하, 가와사키, 한일라켓 2,000번 등의 이야길 하는데,
그녀가, 불쑥 '맘마미아'를 보고 왔단 이야길 했다.
물론 연극의 내용보다 입장료가 얼마? 하는 수준이었지만. 나도 그 수준이니까 상관없고 그녀가 다시 보였다.
이게 바로 문제란 것을 스스로 깊게 인식했다.
네가 무슨? 이런 식의 상대를 우습게 봤던 의식이 무의식중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1972년 친구들 10여 명과 천마산 등산을 했다. 그리고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에
그 멤버들이 30년 만에 다시 천마산을 찾은 적이 있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청량리에서 내게 빨~간 손수건을 건네준 소녀를 만난 산행이기도 했었다.
(이것 어느 글에선가 썼었다.) 난 보수적이다 못해
친구들이 '공자 빼갈 먹고 하는 소리'를 자주 한다고 놀리곤 했었다.
그래도 우린 자주 어울렸다. 학교도 다 틀리고 노는 것도 다 틀리면서도.
명태를 짝으로 사고 코펠 대신 솥단지를 머리에 쓰고 다닌 이상하고도 멋들어진 산행이었다.
한겨울이었다. 내 사진은 다 탔지만, 친구들에게 그때 그 시절 사진을 얻어 스캔이라도 떠야겠다

천마산 입구에 민가를 지나며 친구들이 노랠 불렀다.
 '돌~보지 않는 나의 사랑아~~' 어쩌고..,
그런데 지금의 내 나이쯤 되는 사내가 방문을 박차고 나오며 쌍욕을 해 댔다.
 '돌~보지 않는' 이 부분이 보지를(陰部)를 나타냈다고 성을 내는 거였다.
친구들이 부러 '돌~보지 않는'에서 (보)에 힘을 주어 노래한 것은 사실이다.

보지(下門) 는 그렇게 금기어였다. 그리고 못난 촌부일수록 무작정 관습을 추종(追從)한다.
연극에서 주장하듯 팔/다리 등의 신체의 일부인 건 분명한데 사회적 금기어로 규정되어 있다.
이젠 그 말도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을 자유스럽게 쓰게 한다고 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왕창 버릴 수도 있는 말을 아무 때나, 아무 장소에서나 함부로 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단둘만의 공간에서 사랑의 행위를 하면서까지, vulva나 pussy로 말하면 괜찮고,
우리 말인 보지/자지는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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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선
복도에 성에 관한 지칭어를,
보지/자지/성교 등의 어휘의 뜻을
학생들이 조사하여 대자보로 붙여 놓은 것이 있었다.
신선했다. 자신감의 발로였고 열린 교육의 힘이라 생각한다.
전남 장성에 한마음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가면
원생들이 개울가에서 태어난 그 모습으로 남녀가 섞여 찍은 사진을
복도에 크게 걸어 놓고 있다.
촌(村)이지만, 부모들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모습이 정겹다. 


                                                                                                    2006. 09. 17.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4669893
글: 매조지    그림: 매조지 DB/ 엔터테인먼트/사진/블업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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