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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雜同散異

* 우주인의 치정, 원시인의 사랑

 얼마전에 도하 일간지에 배포된 기사의 스크랩이다. 기사의 내용을 간략하게 복기해 보면 아래와 같다. 

 오펄레인 중령(41) 연적을 살해하려던 리사 마리 노웍(43), 몰린 시프먼 대위(30) 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2006년 7월에 우주 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외계를 다녀온 이른바 `우주인`이다.

남편과 별거 중인 노웍이 오펄레인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는데 정작 오펄레인은 시프먼 대위에게 마음이 있었단다. 노웍은 질투에 눈이 멀어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플로리다 주 올랜도 국제공항까지 무려 1,500km를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려 기저귀까지 차고 차 안에서 소변을 보면서 내달려 시프먼에게 최루가스를 뿌리며 납치를 시도했단다. 노웍의 차에선 공기총과 10cm 길이의 접는 칼, 대형 쓰레기봉투, 오펄레인 중령이 보낸 e메일을 프린트한 종이 등이 발견됐단다.

 사건 당일 0시 무렵, 노웍은 짙은 색 가발과 안경, 트렌치코트로 위장한 채 시프먼 대위가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뒤를 밟은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기사를 보면서, 우주로 뻗어 나갈 만큼 발전하는 과학문명이라 칭하는 행위와 인간의 본능을 통제하는 능력은 꼭 비례해서 커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반비례하여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군대 말년쯤 자두나무가 라일락인지 알고 위안으로 삼았다는 글을 어딘가에 썼던 적이 있다. 그때, 예, 니곱 살 먹은 소녀가 낯선 사람에게 보여줬던 순박함 같은 것이 예전의 여인들에겐 있었다. 물론 우리 사회의 1~3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미국도...그 시절엔 지금보단 덜 이기적이었을 것 같다. 별거 중이라는 노웍이 자기보다 훨씬 젊은 시프먼에게 눈이 돌아가 있는 오펄레인의 행동에 지구 밖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도 잊고 오직 아랫도리 급한 것과 질투심에 의한 상대의 생명까지 노리는 치정의 행태로 광기에 가까운 이기심의 표출을 보여줬다.

 사랑은 어느 정도의 포기와 이해와 안쓰러움도 있는 법이거늘, 수단을 가리지 않고 내 것으로 취하겠단 것이 모든 것을 잃게 했다. 자기 자신까지도. 우주인의 치정은 원시인의 사랑의 수준과는 로켓으로 몇백 년을 가도 따라잡지 못할 것 같다.


자, 변함없이 '사랑을 하자.!' 때론 상대에게 미쳐도 보자.

우주인의 치정을 흉내 낼 것인지 원시인의 사랑을 닮을 것인지는 내 스스로의 몫이다.

* 참고로 오펄레인은 이혼남이고, 자랑스러운 (아랫도리가 한 껏 부푼) 노웍은 '별거녀'인 정말 '별거 (아닌) 女'다. 별거인 여자가 좋다. '별거녀'는 싫다. 




글: 매조지     그림:신문 스크랩     출처:http://planet.daum.net/maejoji/ilog/5516706

200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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