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다.
생소하다.
평소에 영화를 감독과 배우를 기억하며 보는 습관이 없는 탓에 더욱더 그렇다.
여러 번 봐서 자연히 눈에 들어오는 배우를 기억하는 정도다.
올해 130~140편의 영화를 봤지만,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는 것도 그런 탓이다.
혼자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펑펑 쏟고, 폐부 깊은 곳을 건드리는 대사에 혹해서
한 번 더 보는 때도 있으며, <꿈꾸는 카메라, 식코, 피아니스트, 숨>처럼 누군가와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있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냥 곧 잊고 만다.
← 사진의 주인공 이름이 "아예사 카프르"이고 8살이란다.
BLACK 영화에서 여주인공 미셀(라니 무케르지 粉)의 아역을 맡았는데 연기가 천연덕스런 것에 놀랐다. 작품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으면 연기가 물 흐르듯 흐를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듣도 보도 못하는 소녀에게 빛이 되는 미셀이 "티~"라 부르는 데브라이 사하이(아미타브 바흐찬 粉) 선생의 희생적인 삶이 잘 표현된 작품입니다. 인도의 헬렌 켈러라고 불리는 미셀맥날리의 실화랍니다. 다큐멘터리와 논픽션을 사랑하는 매조지에게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리에서 장난스레 잠시 눈을 감고 걷는 수가 있습니다. 불안정하고 불안한 탓에 몇 발자국 못 걷고 이내 눈을 뜨고 말지요. 그럴 때면 눈이 얼마나 소중한지, 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깨닫습니다. 들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시도는 전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잠시 눈을 감는 것도 두려운데 듣지도 못하는 암흑이라니요.
"BLACK"이란 제목도 훌륭합니다.
"인생의 시작이 어머니의 자궁이든, 대지이든 그 여생은 어둠에서 시작되어 어둠으로 끝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 어둠을 지나서 광명에 이를 것입니다."
"꿈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이 수많은 행복을 준다." 등의 대사가 새로운 감동을 더하는 작품입니다.
사람은 더할 수 없이 잔인한 악마이지만, 사람은 더할 수 없는 천사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일생에 "고통과 쾌락이" 같이 있듯 선함과 악함도 한 뿌리 임을 보여 줍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 이해할 수 없는 무죄 판결로 상처가 덧난 장애 소녀를 7년간 친애비와 할애비를 포함한 친족이 성폭행한 사건이 오버랩되며 씁쓸했습니다. 영화가 사회인식을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어도 한 부분인 것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하물며, 우리 사회의 장애인을 둘째치고, 약자에 대한 인식, 아니 그것도 무위치고 부모란 것이, 할애비란 것이 가족이란 것이 그것도 장애 소녀에게 저지른 만행을 듣고 봐야 하는 것은 지옥입니다.
LET`S SEE THE MOVIE
BLACK 전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