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 올빼미

 

이 티스토리의 배경에 올빼미와 부엉이가 자리하고 있는데, 올빼미와 부엉이에 관한 이야길 한 적이 없었다가 낮에 '부엉이셈'으로 말을 꺼냈다. 부엉이와 올빼미는 같은 올빼미 목에 속하는데 귀가 튀어나와 있는 것이 부엉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올빼미란다.

올빼미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지난 주말에 나무색으로 완전하게 위장하여 나무에 붙어 있는 "나무인지 올삐미인지 구별이 안 되는 사진"을 보고 후였다. 동물의 보호색은 많이 알려졌고, 주변환경에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생존 능력에 혀를 내 두르며, 동물의 한 부류인 인간은? 인간의 수많은 개체 중의 하나인 나는? 어떤 보호색을 띠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가? 하는 데에 생각이 미친 뒤였다.

20대 이후로, 올빼미처럼 야행성 동물로 살아온 터라,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먼데, 노가다 몇 번 나가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경우가 잦아졌다. 처음엔 습관이 안 되어 4시까지 버티다 한 시간 자곤 나가 11시간이 넘게 막노동을 하기도 하고, 버릇대로 01~02시에 자곤 05시쯤 일어나 일과를 챙기곤 했다. 이젠 원하는 시간에 눈뜰 수 있는 (물론, 알람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때론 알람과 상관없이 눈이 떠진다.) 경지에 닿기는 했다.   

사진을 찍은 토마스 드레스러(Thomas Dressler) 라는 사람도 대단하지만, 자연에 적응하는 생물의 적응력도 불가사의하다.

살아가면서, 보호색이라 할 수 있는 대비책을 건건이 꼼꼼쟁이로 세우며 살아가는가?
스스로 자신에게 자문해 본다. 그랬다면, 실수를 줄이고, 경제적인 고통도 덜 감내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소쩍새도 올빼미 목 올빼미 과에 속하는 맹금류이다.

 이놈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보호색을 자유자재로 바꿔 철저한 은폐와 엄폐(어떤 일에 진행을 매끄럽게 하는 방법의 다른 표현.)에 능할 실력을 키우는 데 가일층(加一層) 노력해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올빼미 사촌인 부엉이를 빗댄 말 중에 '부엉이 집을 얻었다. '라는 말이 있는데, 부엉이가 사냥을 잘하여 부자이므로 없는 것이 없어 횡재하는 걸 빗댄 말이라 한다. 검색하다가 부엉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몇 개 알았는데 뭇짐승들처럼 발정기 때만 교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짝짓기를 한단다. 교만한 인간이 자기들만,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놈들도 성(性)을 즐길 줄 안다는 말인가? 아래, 링크건 곳에 부엉이에 관한 재밌고 유익한 내용과 맛깔스러운 문체의 수필이 있어 소개한다. 
☞  (부엉이 울음소리) 

 아고라 경제방에 유명인사로 뜬 미네르바 고구마 장수의 영향으로 미네르바 이야기로 시끌벅적 활기가 도는데, 이내 "꺼지라면 꺼져야지."라는 자조적인 내용이 있다. 절필도 선언하고 지혜의 여신이라는 미네르바에 부엉이가 붙어 '미네르바의 부엉이' 
 말도 돌아다닌다. 헤겔이 그렇게 말한 뜻은 "철학이란 한시대가 지난 뒤 그 시대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을 내릴 수는 있을지언정 미래를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하도록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란다. 새삼스럽게 티스토리 배경을 꾸미고 있는 부엉이와 올빼미에 정이 간다. 

 

                                                                                                                            2008. 10. 30.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광릉  (1) 2008.11.08
* 죽음  (0) 2008.11.01
* 부엉이셈  (0) 2008.10.30
* 삶  (2) 2008.10.08
* 책(冊)  (0) 200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