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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雜同散異

* 88세대

 책의 겉표지 상단에 쓰여있는 "20대여, 토플 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라는 글이 눈에 확 띈 책이었다. 게다가 목차도 이렇게 시작했다.

1, 첫 섹스의 경제학

동거는 상상도 못하는 한국의 10

한 마디로 평하면,
"경제학을 또는 경제현실을 사회학과 사회 현실에 빗대어 풀어놓은 내용이 알찬 책이다.
"라고 말하겠다.
꼭 한 번 읽을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며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10대와 20대 그리고, 유신세대에 속할 나 같은 꼰대에게도.
리뷰를 장황하게 늘어놓을 형편도 못 되고, 내용 일부만 보여 본다. 
오늘 도서관에 반납한 책 중 다 못 보고 반납한 게 있어 화난다. 도서관 맞은 편 감자탕 집에서 지긋지긋한 땅 문제로 5시간 반을 또 허비했다. 그전엔 말할 것도 없고, 작년 9월 이후에만 거기다 허비한 시간을 합치면 아마, 책을 100권도 더 봤을 것이다.

 


<177쪽>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386의 자기 결집은 사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즉 대학 국유화를 쟁취한 뒤 다음 단계로 진화했던 프랑스의 68세대와는 달리 우리의 386은 대학 개혁에 대해 거의 아무런 청사진이나 의미 있는 노력을 개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학벌 사회를 더욱 강화시키며 교육 엘리트주의를 강화시키는 일종의 역사에 대한 배신을 한 세대이다.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유럽의 68세대들이 공교육 체계를 대학에까지 연장시키면서 다음 세대들이 보다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얻고 20살에 독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반면 우리나라의 386은 학벌주의와 경제 엘리트주의를 강화시키는 반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지금 10대와 20대가 맞게 된 조금 황당한 상황들은 사실 이 386세대에게 상당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세대가 아이를 낳게 되었을 때, 원정출산이란 것이 나타났고,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조기교육 붐이 일어났다. 영어 발음을 좋게 한다며 아이들의 혀를 수술함으로써 미국 언론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던 엽기적인 사건들을 소위 386세대들이 부모가 되었을 때 발생한 것이다. 유럽의 68세대들이 나이를 먹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사회적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직접 민주주의가 심화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386의 경우는 부모세대가 되면서 자신들이 경험과는 전혀 상반되게 사교육에 매달리거나 교육을 매개로 한 무한경쟁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현재 한국사회가 안은 ‘다음 세대’에 관한 문제의 절반 정도는 지금의 386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잉교육(over-educated)의 해소는 10대, 즉 '고등학생이 주축이 되어 프랑스의 68세대와 같이 총궐기하여 교육개혁을 쟁취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10대, 혹은 20대는 언제나 독립을 할까? 사회의 시스템은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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