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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 신문과 모래주머니

신문은 모래주머니보다 강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은 누구나 안다. 느끼는 것은 누구나 느끼지 못할지라도.
펜이 상징하는 것이 신문이요, 언론이란 것도 아는 이는 다 안다.

내가 요즈음 신문이 강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생뚱맞기는 하지만 생각의 각도를 조금 틀어보면 그렇게 엉뚱한 발상도 아닐 것이다. 매조지가 운전하면서 흘레 짓 하는 동작을 하고, 집에서 황새다릴 하고 밥을 먹고, 황새다릴 하고 설거지하며, 황새다릴 하고 온갖 것을 다하며 책상을 짚곤 시간마다 팔굽혀 펴길 몇 십 번씩 하고 종래에는 모래주머닐 차고 나가서 일을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황새다리'라는 폴더에 밝혀서 매조지에 조금 관심이 있는 이들은 다 알 것이다. 
'몰랐다고라?'
그럼, 당신은 이 방에 폼으로 들락거린 거다. 곁다리 일 뿐이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마시라.
어느 집을 들렀으면 주인장에 대한 연구를 최소한은 해야 할 것 아닌가?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내 집에 빤질나게 드나든 몇 분을 만나거나 통화를 했을 때 정작 세세히 살펴보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하는 말이다. 쓸데없는 말을 귀한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서 떠든다. 이쯤에서 당신은 매조지가 푼수라는 것도 눈치 챘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달에 (3월 19일)에 생각으로만 하고 있던 '신문 돌리기'를 시작했었다. 오래전부터 아침 운동을 한다는 것이 의지 박약아인 관계로 미루다 해를 넘기고 달을 넘기다 생각해 낸 묘안이었다. 신문 배달은 1969년 중1때, 새벽 신문을 두어 달 돌려 본 기억이 있을 뿐이다. 잘하는 것도 없으면서 그제나, 지금이나 뭔가를 시도는 잘한다. 오죽하면 '하려고 하는 사람으로 살자,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자, 하고 있는 사람으로 살자!'라고 떠들며 젊은 날을 보냈을꼬.

 한두 시간 정도를 운동 삼아 한다고 생각했던 단순함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불과 3일째 나가던 날이었다. 새벽 2시 50분쯤 나가서 마치고 들어오면 6시가 넘었다. 1월부터, 이야길 해 놓았던 것인데 나잇살이나 먹어서 바로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내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내친걸음에 처음 한 구역을 맡았던 것을 점차 늘려 4구역으로 늘렸다. 한 구역이나 4구역이나 어차피 새벽에 잠을 못 자기는 마찬가지란 심보였다. 한 달 동안 적응하느라고 고생이 많았다. 20일에 첫 달 월급 33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첫날부터 후유증으로 졸다 순식간에 날린 돈이 그것보다 많았었다. 한 달을 통 털어보면 번 것보다 몇 배를 잃었다. 시간 손실도 꽤 된다. 요즈음, 다단계 사업을(인터넷으로만 활동.) 시작한 이후로 전국에서 전화를 10여 통 받았다. 날이 갈수록 빈도가 높아진다. 어제저녁엔 목동에서, 오늘 아침엔 일산에서 각각 연락을 주셨고 곧 미팅이 있을 것이다. 여수에서, 부산에서, 강남에서 여러분이 전화로 상담하고 만나기도 하는데 정작 내가 아직 많이 모른다. 다만, 진실한 마음만 있을 뿐이다. '참말 같은 거짓말만 하는 세태에서 거짓말 같은 참말만 하고 사는 것'이 체질이 되어버린 탓에 다른 이들에 비해 신뢰(信賴)를 보내는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할 참이다. 

 처음엔 다만, 체력강화의 문제와 평소에 부러워하던 '마라톤 하는 사람들과 2박 3일씩 잠도 안 자고 지방에서 서울까지 걷는 울트라(ultra) 맨'을 닮아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나중엔, 신문 배달을 통해 인쇄물을 직접 도안할 수 있는 서툰 실력은 있으니 광고를 만들어 아파트를 비롯한 곳에 지속적으로 광고를 돌려 **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분들과 연을 맺으려는 속내를 갖게 되었던 것이다. 영업의 하수는 주위의 아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 이치를 조금 알고, 기업의 가장 핵심부서인 영업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길가는 아무나 붙잡고 떠들 수는 없기에 나름대로 생각해 낸 비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두어 구역을 더 늘리고 나니 새벽에 03:00~07:00의 귀한 시간이 거의 소비되는 거였다. 
몸은 물과 같아서 잠이 부족한 것은 나름대로 적응하게 되고 늘어진 생활에 팽팽한 긴장감을 주니 그도 또한 좋은 일이다. 토요일 오후에서 일요일을 빼곤 제멋대로 어디든 갈 수 있던 자유가 제약을 받고 하는 것이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렇게 오만가지 짓을 다 해도 종아리에 근육이 오르지 않던 것이 돌덩이처럼 근육이 배기는 것이 느껴지고 흐물거리기만 하던 허벅지도 만져 보면 단단해지는 것이 참~ 좋다. 게다가 알맞은 육체 운동을 하고 나서만 느낄 수 있는 달콤한 고단함은 짜릿짜릿한 쾌감마저 다. 이제, 모래 주머닐 차고 돌아다니는 변태 같은 짓을 하지 않아도 좋고, 오토바이로 새벽 공기를 가르는 질주 본능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한두 달 지난 다음에 한 시간이면 끝나는 한 구역만 맡기로 운을 떼야겠다. 아침에 조정해야겠다고 운을 떼니 '소태 씹은 표정을 짓던' 보급소 소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30대 후반의 농협에 과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은 5~6구역을 한다. 난 그럴 마음도, 그럴 능력도 없다.
쇼핑몰의 필요성이 절실한데 미처 공부할 여유가 없다. 이제 시간을 조금 벌었으니 '나모'를 공부할 참이다. 정 안되면, 기존의 틀을 사서 얼렁뚱땅 짓고 말아야겠다.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신문은 모래주머니보다 강함을 몸으로 체험했다.




 

글:매조지     그림:G:Data Craft/DC097 Businessmen [비지니스맨]

200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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