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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삼삼한 이미지

* 영화 몇 편.


내가 가진 수백 편의 영화 중에 여러분과 꼭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카페를 오픈했을 때는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저작권' 등의 문제로 성가신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페를 닫아 놓은 지금은 거기에선 좀 자유로울 수 있는데 이젠 게으름과 나태함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언젠가 그 벽을 깨는 날이 있다면 인코딩해서 한두 편이라도 올려 놀 생각이다.
근데, 그 인코딩하는 것이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물론 다른 일을 하면서 컴에게 사역을 시켜놓으면 되겠지핑계는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겠다. 핑계 공장은 망하지도 않더라. 
제목만 나열해 본다. 나머진 검색을 통해 줄거리 정도만 갖다 붙이겠다.
느낌을 말할 능력도 없고 워낙 소개가 잘 나와있어 갈음해도 되겠다 싶다.
세상 참으로 편하다. 편하게 살고 있다.

 그 중의 첫 번째가 <꿈꾸는 카메라>다. 

 캘커타 홍등가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들은 성매매 여성들이 아닌 그녀들의 아이들이다. 가난과 학대 그리고 절망과 마주한 이 아이들은 그들의 어머니에게 지워진 운명을 벗어날 수도 없으며 그녀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도 없다. 이 영화의 공동 감독인 자나 브리스키와 로스 카우프만은 홍등가에서 만난 아이들의 놀랄만한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주고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준 사진작가 브리스키는 가장 비참하고 절망적인 세상에서 사는 어린이들 내부에 잠재되어 있던 천재적인 예술성에 불을 붙여 주었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은 단순히 그들의 비범한 관찰력과 재능을 보여주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무언가를 반영하고 있다. 즉 그들을 해방해주며 그들의 실제적인 능력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예술이 지닌 큰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는 밑바닥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눈물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광객들이 찍은 스냅 사진의 전형적인 감상성을 거부한다. 수년 동안 꼬마들과 함께 생활한 브리스키는 그들 세상의 일부분이 된다. 꼬마들이 찍은 사진들은 인류학적 호기심을 갖고 찍은 미개한 이미지들이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보여주는 프리즘이자 창작 정신이 가진 힘에 대한 진실한 증언이다.

 

숨의 여주인공 지아. maejoji ◀숨의 여주인공 지아. 예전에 지아와 같은 이미지('숨' 영화 속)의
여자와 꽤 긴 기간 몸 친구를 한 적이 있다. 영화를 보면 그녀가 생각난다.


두번 째는 김기덕의 작품 중 신작 <숨> 이다.
김기덕은 취향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 작품을 두루 섭렵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Time' 나쁜 남자, 섬 파란 대문, 해안선 등.

'숨'은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보고 있는데 어렵다. 그리고 때론 쉽다.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으면서 아주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인생이다. 삶이다. 새벽까지 젊은 여자와 섹스를 했다. 직업여성은 내 사전에 없다. 대형마트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하는 30대 처자다. 인생이다. 삶이다. 근데 별로 즐겁지 않다. 

검색한 줄거리를 내보인다.  

죽음을 선고 받고도 스스로 죽음을 만나려는 사형수가 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사형수 장진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시도한다. 죽음을 앞당기려는 그의 노력에도 결국 목소리만 잃은 채 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어린 죄수. 하지만, 장진에게 이 세상에 남아있는 미련은 아무것도 없다.

모자를 것 없어 보이는 삶 안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여자가 있다
부족함 없어 보이는 연의 삶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우연히 TV에서 사형수 장진의 뉴스를 본 연은 그에게 묘한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를 만나고자 교도소로 향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죽음의 순간을 장진에게 털어놓으며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

그들이 쉬는 들숨과 날숨은 각자의 삶을 어디로 데려갈까?
연은 장진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사계절을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죽음 외에는 가진 것이 없던 장진에게 삶의 온기를 다시 불어 넣어주는 연. 계속되는 만남을 통해 둘은 단순한 욕망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지만 연의 남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채고 이들의 사랑을 막기 시작한다.

 

세 번째는 <식코>다. 

가장 잘 산다는 나라의 돈 뜯고 또 돈 먹기!
돈 없으면 죽어야 하는 세상을 고발한다!
마이클 무어가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의 부조리와 폐해의 이면을 폭로하며 열악하고도 무책임한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수익논리에 사로잡혀 이윤을 극대화하기에 급급한 미국 의료보험제도 속의 관련기관들은 돈 없고 병력이 있는 환자를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하여 결국 죽음으로 내몰고 있었던 것! 사람의 목숨을 걸고 장사를 하는 기막힌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 보자!

 

네 번째는 <피아니스트>다. 

전쟁의 포화도 그의 선율은 앗아가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 그것은 인류 존엄에 대한 싸움의 시작이었다!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의 불길이 한창 타올랐던 바로 그때, 스필만이 연주하던 라디오 방송국이 폭격을 당한다. 유대인 강제 거주지역인 게토에서 생활하던 스필만과 가족들은 얼마 가지 않아 나치 세력이 확장되자 죽음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된다.

기차에 오르려는 찰라, 유명한 피아니스트 스필만을 알아본 군인들은 그를 제지한다. 가족을 죽음으로 내보내고 간신히 목숨만을 구한 스필만. 몇몇 사람들의 도움으로 나치들의 눈을 피해 숨어다니며, 폭격으로 폐허가 된 어느 건물에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게 된다.

전쟁과 평화, 동지와 적군의 경계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선율이 울려 퍼지다!

허기와 추위, 고독과 공포 속에서 마지막까지 생존을 지켜나가던 스필만. 나치의 세력이 확장될수록 자신을 도와주던 몇몇의 사람마저 떠나자 완전히 혼자가 되어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끈질기게 생존을 유지한다.
어둠과 추위로 가득한 폐건물 속에서 먹을 거라곤 오래된 통조림 몇 개뿐인 은신생활 중, 스필만은 우연하게 순찰을 하던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고 만다. 한눈에 유대인 도망자임을 눈치챈 독일 장교. 스필만에게 신분을 대라고 요구하자 스필만은 자신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말한다. 한동안의 침묵 속에 스필만에게 연주를 명령하는 독일 장교. 어쩌면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지도 모르는 그 순간, 스필만은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시작하는데...


 ※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어디 이것뿐이겠는가마는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여기 소개한 영화는 전편을 감상할 기회를 만들겠다. (저작권 논란에 휩쓸리고 싶지 않아 영화를 올리는 것은 포기했다. 2008.10.02.)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게 우리의 인생이다.  

때론 법정 스님의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란 말을
생각하며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하고,
때론 더 많이 갖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 삶이다. 

인생은 정형화된 답을 요구해선 안 되지만,
자기만의 답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2008/05/25

그림:F:엔터테인먼트/사진/블업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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