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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다리가 좋다. 다리가 좋다. 다리 위가 좋다. 다리 아래도 좋다. 다리 사이는 물론 좋고, 다리 위에 머무르는 것은 더욱 좋아라! 어제 20시쯤 군자교 위에서 차가 밀렸다. 다리 위에서 차가 밀리는 것은 언제나 내가 바라는 일 중의 하나다. 다리 위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양편의 흐르는 물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엊저녁처럼 어스름 저녁이면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는 물결이 보기 좋기에 더욱 좋아한다. 물론 잠실대교나 영동대교 등과 같이 한강에 22개나 되는 대교를 건너는 맛에 비하면 그 질이 한참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좋다. (본 음악은 저작권 저촉 여부를 검색 확인하고 올렸으나 혹, 저작권에 저축되는 때엔 알려주시면 즉시 삭제 하겠습니다.) 두어 해 전 경상도 산청에서 밤새 술 마시고 토.. 더보기
◆ 갈매기 갈매기, 네가 날고 있듯 나도 살고 있다. '조나단'이 아니라도 높게 날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영역이리라.' 이성부 시인이 노래한 것을 들추지 않더라도 넘어지면 일어나려는 것도 인간의 속성이리라. 그러하니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고 넘어져 무릎이 깨진 것에 울상만 짓고 있을 것도 아니어라. 내가 살아 있고 살려고 하는 속성을 가진 생명임에야 나의 주위에 모든 생명 있는 것도 살려고 하는 것임에 (스스로 죽는 행위도 삶의 욕구를 분출하는 부정적 방법이리라) 하찮은 미물도 쉬이 죽이지 않는다. 집에 들어온 귀뚜라미 등의 곤충은 물론 벌레도 해충이 아닌 담에야 산 채로 잡아 밖으로 내친다. 무슨 종교를 믿기에 그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목숨만큼 그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더보기
* 개같이 살자! 내가 중학교 때인가 그보다 더 어렸을 때인가 집에서 기르던 '쫑'이란 이름의 발발이가 있었다. 사팔뜨기이기도 했는데 영리하기가 조조의 뺨을 치고도 남을 놈이기도 했다. 지금도 흔한 풍경이지만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왔던 것 같다. 두어 마릴 사 왔는데 한 마리만 남은 것인지 애당초 한 마리만 사 왔었는지는 기억이 온전하지 못하다. 하긴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겠다. 아마, '쫑' 이놈의 신출귀몰한 짓거리가 없었다면 이나마도 기억하고 있지 않을 터이다. 어쨌든 한 마리가 용케도 잘 자라 중 닭 정도로 자랐다. '쫑'은 병아리가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때부터 밥도 같이 먹고, 병아릴 데리고 놀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마치 우리가 자신을 귀여워하고, 때로는 야단을 치는 것을 그대로 병아리에게 하는.. 더보기
*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를 생각하며 어머니를 모시겠다.' 아버지를 묻고 온 10월 29일 새벽에 쓰다. 육군 병참학교 이병 매조지 지금, 자동차에 있는 英英사전 맨 뒷장에 (아직도 선명하게) 쓰여 있는 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없이 덧칠해서 써 놨으니.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머닐 제대로 모시지 않고 있다. 못하고 있다. 한 때는, '내 어머니가 비록 문둥이 일지라도 클레오파트라하고 바꾸지 않겠다. '라는 김소운 님의 글에 크게 공감하고 그리 살려 무진 애를 썼었다. 앞서 쓴 글 (나는 에이즈 환자였다.)이 어머닐 모시는데, 소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시 아버지에 관한 추억을 돌아본다. 1977년 나는 중화동에 살았다. 학원과 체육사를 한 정거장 사이를 두고 운영하고 있었다. 점심은 자전거를 타곤 집에 가서 먹곤 했.. 더보기
* 담배 소장한 할머니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헤매다가 이 그림은 카페, 오캔 수련장이란 곳에서 얻었는데, 회원 가입을 안 하여 댓글 달 권한이 없어 인사도 못하고 왔다. 고마움을 여기다 적는다. 오래전 일이다. 그러니까 그게 高3 때였다. 졸업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즈음이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무심코 담배를 태웠다. 우연하게 접한 사진 속의 어떤 文人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던 모습에 반해 배웠던 담배였다. 겉멋만 잔뜩 들었던 10대 후반의 일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하~~ '하고 숨을 내쉴 때 허공으로 흩어지는 담배 연기의 아름다움(?) 감상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있을 때 문이 스르르 열리다 이내 닫히며 들려오는 소리. ‘학생, 연애편지 쓰고 있구먼’ 그렇지, 그랬었지. 담배와 연애를 하고 있느라 .. 더보기
* 우산 엊저녁이었다. 비가 뿌리는 저녁 아들이 전화해선 우산을 사 오란다. 내가 보기엔 튼실한 우산을 몇 번 못 쓰고 버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또 사 갈 수밖에. 우산을 사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예전에 비닐우산도 귀하던 때, 몇 번씩 써도 온전하게 보관을 하곤 했었는데. 그 몇십 배 단단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진 우산이 어찌 그리 쉬 망가지는가? 비닐우산만큼도 오래 쓰지 못하지 않는가? 그 원인을 생각건대 첫째, 물자가 너무 흔해서 귀한 줄을 모르는 것이고 비닐우산이 50원 정도 하던 것과 비교하면 고급(?) 3단 우산도 2,500~4,000원 정도 하는 정도니 inflation을 고려하면 과히 그때의 비닐우산 값과 비슷한 것 같다 . 두 번째, 흔하고 쉽게 구하다 보니 애틋하게 아끼는 마음이 없어 애.. 더보기
* 비가 온다. 오는 비는 올지라도.. 장마가 시작됐다. 남부지방에는 벌써 비로 말미암은 피해가 심한 것 같다. '... 한 것 같다.. '라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런 때에는 써도 무방할 것 같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즐기는 일이나 좋아하는 일이 있고 반면에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첫손에 꼽으면 여름에, 장대비가 내리는 밤에 (혹은 낮이라도 괜찮다.) 들리는 소릴 즐기는 것이다. 당연하게 비 내리는 소리를 말함이다. 그냥 내리꽂히는 소리도 좋지만, 나뭇잎을 짓궂게 희롱하며 내리는 소리는 더 좋더라. 한마디로 정경화의 차이콥스키 연주보다도 더 조화롭다. 장대비와 족보를 같이하는 작달비, 발비, 억수, 줄비, 된비, 무더기 비 따위뿐이 아니라 농부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단비, 꿀비, .. 더보기
◆ 의미없는 것은 없다. 콩나물에 대한 예의 - 복효근 콩나물을 다듬는답시고 아무래도 나는 뿌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무슨 알량한 휴머니즘이냐고 누가 핀잔한대도 콩나물도 근본은 있어야지 않느냐 그 위를 향한 발돋움의 흔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래도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죄 없는 콩알들을 어둠 속에 가두고 물 먹인 죄도 죄려니와 너와 나 감당 못할 결핍과 슬픔과 욕망으로 부풀은 대가리 쥐뜯으며 캄캄하게 울어본 날들이 있잖느냐 무슨 넝마 같은 낭만이냐 하겠지만 넝마에게도 예의는 차리겠다 그래, 나는 콩나물에게 해탈을 돕는 마음으로 겨우 콩나물의 모자나 벗겨주는 것이다. 영혼까지 글을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콩나물을 다듬으며 저리 심오하게 생각하는 것과 그리하여 결국 모자만 벗겨주었다는 표현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