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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시체 농장 갑자기 말을 잃었다.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플에 엄한 잡소릴 늘어놓고 있으면서도 늘 뒤통수에선 뭔가가 주시하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플에 이런저런 이야기 보따릴 끌러놓는 것에 대해 가끔 '뭔 짓을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며칠 움찔하다 다시 발걸음을 떼기도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의 발걸음 마냥. 눈이 내리는 토요일. 아무런 감흥도 생각도 없이 나가다 말고 다시 들어 와 하룰 개갰다. 종일 다큐멘터리를 봤다. 시체농장1, 2부/ 모래의 바다 테네레 1,2부 자연 상태에서 (곤충과 새 등이 파먹고 부패한 다음에) 뼈만 남게 된다. 남은 뼈는 생전에 키, 몸무게 등의 자료를 복원할 수 있는 자료로 보존된다. 갈비뼈, 팔, 다리 등의 각 부분의 뼈를 일일이 치수를 재어 표준화 .. 더보기
*시체 놀이 시답지 않게 일과를 일찍 끝냈다. 수입이 만족하지는 않지만, 노력에 비해서는 그래도 쏠쏠하다. 놀이하고 왔다. 시체 놀이를. 많은 사람과같이 했다. 진짜 주검처럼 내 놀 것 다 내놓고 누워 있고 혹은 엎드려 있었다. 진짜 시체와 다른 것은 '숨을 쉬고' 있다는 것뿐이다. 삶과 죽음의 차인 간단하다. 울 밖과 울 안의 차이만큼이나 근소하다. 뜨거운 물 속에 몸을 푹~ 담그고서는 평소처럼 온갖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마솥 안의 추어탕. 그리고 추어탕 속의 미 꾸라지 생각을 했다. 냄비 등에 추어탕을 끓일 때, 아주 드물게 밖으로 튀어나오는 일도 있지만, 가마솥은 그럴 가능성은 아예 없다. 인간은 마술사가 아니라도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탈출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미물과 다르다. 지난 1년을 돌아봄에 내가 .. 더보기
* poses problems. 'Adjusting to marriage sometimes poses problems.' 는 폴더에 졸며 쓴 글의 첫 문장이다. poses problems는 문제 있는 자세, 즉 위태로운 모습을 나타낸다. 강화를 가야 하는데 왕복하려면 돌아오는 시간이 22:00 시도 넘어야 할 것 같아 새벽에 나가야 하는 부담 때문에 내일로 미루고 일찍 들어왔었다. 19시나 되었나? 간단하게 에 위에 글 하나 올리고 곧 잔다는 것이 19시에서~22:00까지 컴 앞에서 마냥 졸았다. 한 일은 저 글 하나 올린 것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도 아닌데 두 시간도 안 자고 밤. 낮으로 땀을 비 오듯 쏟는 일(?)을 하고 낮엔 모임에서 술 마시고, 먼 거릴 운전하고 들어와선 다시 한 시간 자고 나가서 새벽에 06:30분까지 일을 보.. 더보기
◆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작성자 매조지 (prop2047) 번호 752 작성일 2003-07-26 오전 2:41:17 잠들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 것도 병이지만, (불면증과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 나는 잠을 못 자고 있다. 오늘 21:00경. 고속도로도 아닌데 망우리 근처에서 결국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이고 말았다. 납품처를 코앞에 두고 너무 너무 졸렸다. 이젠 정말 나일 먹는가 보다. 아니, 나이 먹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가 보다. 내려앉는 눈꺼풀을 달래며 발목을 만지고 있다. '발목과 생명의 상관관계와 그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처신했을까??'라는 자문과 평소의 나라면 그랬을 확률이 많지만 멀찍이 떨어져 듣는 지금의 나라면 차라리 모른 체했을 것 같다. 행동에서 조건반사와 충분한 사고의 결과로 .. 더보기
◆ 서울우유여 겸손하라! 중랑교를 망우리 쪽으로 건너면 새서울 극장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 오른쪽에 서울우유가 있다. 우유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 말이다. 어려서는 유리병에 넣어져서 우유를 먹는 것도 부의 상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우유는커녕 계란찜 따위도 아버지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먼저 수저를 드셔야 겨우 차례가 오는 시절을 우리는 살았다. 오늘 말하려는 것은 그런 추억의 끝자락을 붙잡자는 것이 아니다. 저녁 무렵에 서울우유 정문 앞을 운전하며 지나치다보면, 아직도 한심한 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기업의 전형을 보는 것이 안타까워 똥침을 찌르려는 것이다. 무룻 개인이 조그만 장사를 하든 그것이 발전하여 더 큰 사업을 하든 자기가 하는 일을 통하여 사회에 일정부분의 구실을 해야 하는 것이 직업윤리의 첫 번째일 것이다. 모.. 더보기
◆ 정지선 예전에. 2000년이 오기 전에, 또는 그 1~2년 후까지. 매번 올리는 글 말미에 [정지선을 지킵시다] 고 빠지지 않고 적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법제화도 이뤄졌고 그에 따른 의식도 많이 바뀌어 교차로에서 꼬여 서로 불편하고 짜증이 나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잊을만하니 좋다. 아직도 군자교 CJ증권 사거리에선 종종 꼬릴 물고 남에게 민폐 끼치는 인간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의 신분으로 바뀌는 동류의 인간 중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는 얼마나 많았던고. 안전지대라는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더 많았기도 했다. 보행자가 느끼는 심리적인 불안감은 얼마나 깊고 그로 인한 불신은 얼마나 널리 퍼졌는가?오죽하면 아들과 딸에게 유치원 때부터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 더보기
* 하느님도 지친 거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끊임없이 이어지는 종족 간의 분쟁과 개체 수가 늘어나며,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지고 (소위 말하는) 인류 문명의 발전 덕(?)에 한 번에 더 많은 인명의 살상과 더 많은 문명의 훼손으로 이어지는 살인적인 무기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이 된 전쟁, 옛날에 무슨 십자군이니, 뭐니, 이런 것 말고, 우리 민족의 커다란 아픔이 되고 그 생채기가 아직도 커다란 흉터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전쟁. 그 영향을 이 땅에 사는 사람은 결코 벗어날 수 없으리라. 현재 진행형인 세계 도처에서(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분쟁과 거기서 벌어지는 사람에 의한 사람의 도살행위는 가히 목불인견이다. 처음에 하느님이 심심해서(?) 자기와 비슷한 형상으로 만든 진흙 형 인간이 하느님의 처음 뜻과는 .. 더보기
* 지성(知性) 80년 5월 어떤 욕심이 세상을 뒤덮을 때 광주의거(당시엔 광주사태)가 끝나던 날인 5월 22일 군에서 제대했다. 광주는 물론 전라도에 아무런 연고도 없으면서 괜스레 망월동에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살았다. 지금은 엷어졌지만, 광주에 관한 비디오를 어찌어찌 보며 분노하기도 하고, 지금은 다 부질없이 생각되기도 한다. 그때, 제대하면서 일기장 첫 장에 " 이 감각적인 세태에서 얼마나 의연할 수 있느냐가 나를 세울 수 있는 관건이다"고 썼던 것 같은데, 그 후 돈 벌고 하며 오히려 감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던 것 같다. 지금이라면 절대로 그런 각오를 하지 않을 것이다. "공허한 정의감을 앞세우지 않고, 오직 감각적인 것에 탐닉하겠다."고 쓸지도 모르겠다. 살아보니 末梢的인 것이 가장 근본적이었고, 속물적인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