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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주체/옷주제/잘 자고, 잘 놀기

* 멋진 남자 며칠 전 봉화역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94년 이래 은행거래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에 집에 들어오는 길에 ATM기가 있는 지점에 들러 현금은 입금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불난 전날처럼 늦게 귀가하여 입금할 수 없는 날을 빼곤, (불나던 전날에 입금하지 못해 지갑과 지갑에 들은 적지 않은 현금도 함께 태워버리고 말았었다.) 아무튼 여느 날처럼 J 은행 앞에 차를 세우고 두어 걸음 떼는데 구청의 주차 단속반원이 다가오며 차를 빼라는 것이었다. 그제야 앞을 보니 두어 대의 단속 차량과 주차 단속반원이 보였다. 계속 뭐라 하는 것을 톡 쏘며 무시하고 일을 보고 나왔다. 일을 보고 나오면서 (심하게 야단했던 것이)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여보, 미안합니다. 주차 단속하는 당신들과 차량을 보면 그 무지함에 .. 더보기
* 카메라 한 때는 카메라를 늘 가지고 다녔다.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엔 카메라도 고가였다. 학원을 하면서 행사 등을 찍어 홍보하는 데 꼭 필요한 기기이기도 했다. 8밀리 영사기도 있었다. 공개강의할 때 영사기로 영화 같은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직업을 바꾸고서도 영사기는 버리지 않았다. 아이들 클 때, 대문을 활짝 열어놓곤 맞은편 연립주택의 담벼락에 만화영화를 비춰주곤 했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신기해했었다. 그게 언제 어디로 갔는지 전혀 생각이 안 난다. 아내가 덜컥 병에 걸리고 일 년 후에 허망하게 떠나고 난 후에는 기억이 없는 것이 참~~많다. 자궁이 빠져나간 것 같은 세월을 어떻게 배겨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여의도에 있는 H 진흥회에 다니는 구*회란 놈이 있다. 학교 다닐 때 단짝이었고 제일 친.. 더보기
◆ 운전 01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학교에서 샘들이 그랬다. 미국이나 구라파(유럽) 같은 선진국은 한 가정에 자동차가 두 대씩 있고, 빨래도 기계가 다 해주고.., 지구상의 이야기가 아닌 천국의 이야길 하는 듯했다. T.V 커녕 라디오도 변변히 갖추지 못해 소리사(지금의 전파사)에서 요즈음의 케이블 T.V처럼 유선으로 틀어 주 었던 시절이었다. 채널도 몇 개 안 됐지만, (가정에는 스피커와 볼륨만 있는 상자를 달아줬다.) 그나마 채널 선택권도 없이 소리사 에서 틀어주는 방송을 종일 들어야 했던 시절이었다. 어쩌다 외국에 한 번 나갔다 온 이는 미국과 구라파같은 선진국이 어떻고, 일본이 어떻고, 하며 뻐세며 입에 침 을 튀기곤 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마이카가 우상이 됐고 90년대에 현실화된 우리도.. 더보기
* 수퍼 번데기 을지로 4가 중구청을 저녁 무렵에 지나다 보면 간혹 손수레에 번데길 싣고 다니며 파는 사내와 마주친다. 다리는 그의 인생만큼이나 굴곡이 심하다. 절룩인다. 보기 안쓰럽다. 미처 살피지 못해 지나고서 발견해도 일부러 되돌아 가 번데길 조금 사곤 했다. 요즈음엔 게을러서 을지로 쪽 일을 거의 안 보니 대면할 일이 없었다. 이제 예전처럼 돈이 되는 거면 경기도는 물론이고, 강원도라도 뛰어가야 한다. 경유값이 270원 할때 km당 2,500 원3,000 원 수입이 있었다. 하루 약 150km를 뛰었다. 그냥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을 내리고 올리면서 뛰는 작업량은 말이 아니었다. 월곡동의 어심 같은 데는 한 번에 고추장만 30~50통씩 들여 놓기도 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그 집 물건만 푸는 데 한 시.. 더보기
* 니들이 조퇴를 알아! 살다 보면 스스로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이 기억되고 구별될 것이다. 내가 살면서 잘한 일도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으뜸으로 꼽으라면 학교 다닐 때 만화에 빠져서 일주일씩 학교에 가지 않은 국민학교 4학년 때의 일과 고2 때 이유 없이 조퇴한 일이다. 군사문화가 팽창하던 시절. 이후락이 김일성을 만나고 남북공동 성명을 발표하던 때쯤이다. 그때, 난 광주 중앙여고의 유정심이와 편지 나부랭이를 소위 펜팔이라는 이름으로 교환했으며 편지 내용에 시사문제를 자주 올렸기에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1972년 고2 때. 뜬금없이 조퇴하고 싶었다. 교실의 딱딱한 의자도 질렸고, 숨도 쉴 수 없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 교실이 갑자기(?) 온 세상을 뒤덮는 먹구름보다도 어둡게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학생부,.. 더보기
* CROSS 조금 길게 쓴 글이 등록하기 전에 뭐가 잘못됐는지 증발해 버리고 말았다. 지금, 지나친 여인에 대한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센티한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있어서도 아니고, 뭔 자랑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십 사오 년 전에 요즈음의 시류와 무관하지 않은 행태를 보인 여자의 태도가 새삼 기억되며 경제와 인간의 관계와 그 각론에 속할 '여자와 돈의 관계'를 곱씹어 볼 뿐이다.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과연) 잘 사는 것인가? 학원을 운영할 때, 동생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제기동에 가던 길에서였다. 1980년대 초였으니, 물론 총각 때였다. 학원에서 행사가 있어서 원생들과 도봉구의 어느 학교에 있다가 선생님에게 아이들을 단도리(단속)하라 이르고 잠시 다녀오려고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그녀가 고대 앞.. 더보기
* 마니커 마니커는 한때 닭고기 시장의 상당한 부분을 점했던 천호통상의 대표 브랜드였다. 지금은 하림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지만, 광우병이나 구제역(口蹄疫) 같이 네발 달린 짐승에 치명적인 병이 돌아 닭고기가 똥값인 지금 뜬금없이 마니커나 하림을 거론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이 방의 방제인 '행상 일기' 에 걸맞은 이야길 하나 하고자 함이다. 혹 명예퇴직했거나 등의 이유로 뭔 회사의 대리점이나 프랜차이즈(가맹점) 체인점 등의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겐 유용한 정보일 수 있다. 사실은 순서가 바뀌었다. 마니커 이야길 하기 전에 사골진국이란 상품의 대리점을 개설했던 것과 그로 말미암은 2년간의 송사 등을 먼저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뭐 순서가 좀 바뀌었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겠다. 그 이야긴 좀 길어서 자세한 이.. 더보기
* 목욕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나면 그 상쾌함을 누구나 알 것이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으므로 시원하다고 말한다. 목욕을 하고 나면 왜 시원할까? 따뜻한 물 때문일까? 때를 벗겨 내기 위해서 온몸 구석구석을 밀어주는 때를 미는 그 행위 때문일까? 아니면 목욕을 통해 지저분한 것들을 처리했다는 그 변화 때문일까? 물리적인 측면만을 생각하면 높은 온도에서는 대부분 물질들의 운동이 활발하며 부피 또한 팽창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날씨가 추워지면 움츠려들고 따뜻해지면 활발해지는 것이다. 체온보다 높은 목욕탕속의 온도는 피부와 혈관을 팽창시켜주며 혈액의 점도를 떨어뜨려 혈액이 쉽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여기에 때타월을 이용한 때를 벗기는 행위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임맥, 독맥은 물론 12경락 전체에 자극을 .. 더보기